문재인 정부, 집단감염 요양병원에 손해배상 청구 검토...의료계 "책임 전가할 줄 알았다" 반발
문재인 정부, 집단감염 요양병원에 손해배상 청구 검토...의료계 "책임 전가할 줄 알았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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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단감염 발생할 경우 손실보상 및 재정적 지원 제한...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
의료계, 예상 했었다면서도 공분 감추지 못해..."아직도 메르스 사태 책임 물어 삼성병원과 소송하는 복지부"
도와달라고 의료인들에게 호소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손해배상 청구?..."의료인들의 등에 비수 꼽는 감탄고토 정부"
"초기방역 실패로 재앙을 초래한 정부가 감히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운운하느냐"
정부 정책 반작용 우려..."처벌한다고 난리칠테니 의심 되더라도 검사 주저할 것"
"정부는 확진자 감소한다고 선전, 확진자 나오면 의료기관 처벌해 좋은 이미지 가져가니 선전"
경기도, 분당제생병원 고발 조치...병원 "부족한 인력으로 급박하게 움직이다 발생한 실수" 호소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요양병원에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자 의료계가 들끓고 있다.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 등 초기방역에 실패한 정부가 우한폐렴 바이러스 확산의 탓을 일부에서 전체 의료시설로 뒤집어씌우는 수순을 예상했었다는 불만이 줄을 잇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는 20일 “요양병원에 대한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령을 위반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에 대한 손실보상 및 재정적 지원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방역조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강도 높은 제재를 예고했다.

향후 중안본은 일선 요양병원에 대한 행정명령과 행정지도를 강화한다. 주요 지침사항은 △방역관리자 지정 △외부인 출입제한 △간병인에 대한 매일 발열 증 증상 확인 및 기록 △유증상자 즉각 업무배제 △간병인 마스크 착용 등이다.

의료계는 이 같은 소식에 예상을 했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공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직 의사 A씨는 "정부가 하는 것이라곤 문책, 질책 뿐"이라며 "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라면서 삼성병원과 아직도 소송을 벌이고 있는 복지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요양병원이나 병원들이 어떻게 우한폐렴 확산을 예측해서 사전 대비를 할 수 있나. 정부 역량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며 "중국을 안 막은 것도 정부이고, 초기에 무증상 감염이 없다고 주장한 것도 정부이고, 대구에 신천지 교인 사이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을 못 막은 것도 정부이고,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는 환자들을 못 막은 것도 정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를 도와달라고 의료인들에게 호소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겠다는 정부를 '의료인들의 등에 비수를 꼽는 감탄고토 정부'라는 성토도 나왔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초기방역 실패로 재앙을 초래한 정부가 감히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운운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현직 의사 B씨는 최근 대구에서 사망한 17세 청소년이 우한폐렴 최종 음성 판정을 당한 일을 상기시키면서 "정부가 법적 처벌을 하겠다고 말하면 국민들은 병원이 감염관리 열심히 하겠다고만 생각할지 모르나 그렇지가 않다"고 갑갑해 했다. 그는 "병원은 괜히 검사해서 확진되면 정부가 병원을 처벌한다고 난리칠테니 의심이 되더라도 검사를 주저할 것"이라며 "결국 정부는 확진자가 감소한다고 선전하고, 혹시 확진자가 나오면 병원을 처벌하는 좋은 이미지까지 가져가려 한다"고 불신감을 드러냈다.

의료는 정치가 아님을 강조한 의료계 인사들은 정부가 이런 식의 제재를 앞세우면 병원은 확진자가 더 늘지않게 검사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가 준 교훈으로 의료계에 지금까지 나도는 "환자는 죽고, 병원은 망하고, 공무원은 상 받는다"라는 말도 다시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경기도는 우한폐렴 확진환자와 접촉했던 144명 명단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분당제생병원을 고발 조치키로 결정했다. 지자체가 의료기관을 감염병 부실대응을 구실로 고발한 사례는 메르스(MERS) 사태 당시 서울시가 삼성서울병원을 고발한 이후 두 번째다.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임승관 공동단장(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가장 투명하게 역학조사에 임해야 할 의료기관이 감염병 예방에 혼선과 피해를 준 점을 방관할 수는 없었다”며 “이에 감염병예방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대응은 신속해야 할 뿐 아니라 정확해야 한다”고 강조한 임 공동단장은 “특히 의료기관이나 요양기관에서 감염병 유행이 발생해 긴급방역에 들어갔을 때에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민주적인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당제생병원은 지난 19일 “부족한 인력으로 급박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경기도 역학조사팀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면서 고의적인 누락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임 공동단장은 “분당제생병원을 미워하거나 엄벌에 처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방역이 중요한 시기이고 의료기관의 감염병 유행은 함의가 크기 때문에 환기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해 고발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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