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주식 사들이던 개미 투자자 매수세 주춤...빚 내 주식 사들이는 신용거래융자 최근 급감
10조원 선에서 오르내리던 신용거래융자 잔고 17일 기준 8조5천422억원으로 줄어...6개월여 만에 최소치
역사적인 폭락장의 골이 깊고 오래 갈 것으로 보이자 개미 투자자들도 관망세?

‘동학개미운동의 날’이라는 말이 세간에 오르내릴 정도로 무섭게 주식을 사들이던 개미 투자자(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신용거래융자가 최근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한폐렴 사태가 유럽과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증시가 요동을 치기 시작하자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연일 폭락을 거듭했다. 폭락장 초기에는 훗날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작용해 신용거래융자가 증가했다. 하지만 폭락장이 예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그 골이 깊고 오래 갈 것으로 보이자 개인 투자자들도 선뜻 추격 매수를 하지 않고 관망하려는 모양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17일 기준으로 8조5천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에 집계된 10조260억원에서 1조5천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금액을 말한다.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반등 기대감이 얼마나 큰가에 따라 잔고가 증가하는 것이다.

그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우한폐렴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인 올해 1월 17일에는 9조7천740억원에 그쳤다. 이후 점차 늘어나 지난달 20일 10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10조원 선에서 오르내리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6일 4천438억원, 17일 8천768억원이 감소했다.

이달 17일 기준 8조5천422억원은 작년 9월 6일에 집계된 8조5천171억원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소치다. 시장별 잔고로 나눠보면 코스피가 4조47억원, 코스닥이 4조5천37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의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개인 투자자 홀로 떠받치려던 한국 증시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우한폐렴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제적으로도 패닉 상태에 이르자 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코스피는 연일 급락하며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1,600선이 무너졌다. 2010년 5월 26일(1,582.12) 이후 약 9년 10개월 만에 겪는 폭락장이다.

19일 현재 기준으로 코스피는 1,500선도 무너졌다. 역사적인 폭락장이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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