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빠른 시일 내 문제 바로잡아 승리의 길로 되돌아갈 것"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3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한국당, 혁신과 통합의 가치를 담는 희망의 그릇이었다...단호한 결단 필요"

미래한국당 '공천 독주' 사태에 대해 직접 비판을 자제해오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9일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고 공언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정당을 불문하고 비례정당과 관련된 파열음이 정가 전체를 뒤흔들고 있어서 국민들께서 몹시 불편해 하신다. 미래한국당은 괴물 선거법에 맞서 의회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혁신과 통합의 가치를 담는 희망의 그릇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기존 공개된 미래한국당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안을 겨냥한 듯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를 보이면서 국민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돼 안타깝고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따라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구태정치, 나쁜정치와 단절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 문제를 바로잡아서 승리의 길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석에 따라서는 이날까지도 수정 작업, 선거인단 투표, 최고위원회 의결 등 절차를 앞두고 있는 미래한국당 공천 일부 재조정안에 대해 '불충분하다'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모든 혼란은 與-추종세력 야합한 괴물선거법 결과물...총선 후 정상으로 돌려놓을 것"

황 대표는 "이 모든 혼란은 더불어민주당과 그 추종세력이 야합해서 만든 괴물선거법의 결과물이다. 총선 이후 선거법 개정을 통해 반드시 정상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통합당 지역구 공천에 대해선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공천관리위에 권한을 부여하는 투명한 공천을 진행했다. 안팎에서 저를 비난해도 계파 공천 등 지금까지의 구태와 결별하기 위해서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면서 공천과정을 관리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잘못된 부분은 당헌당규에 의거한 원칙과 민주적 절차에 따라서 수정 보완했다"며 "그 결과 민주당의 586 이념공천, 친문(親문재인)공천과 차별화된 그런 공천 이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까지 최선 다해서 국민 중심 공천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동조정당들과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다가 여권(與圈) 내 혼란이 커진 데 대해선 심재철 원내대표가 이날 "갈수록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치개혁연합 대신에 친문연합 조국(전 법무장관)비호세력인 '시민을 위하여'와 손잡았다"며 "민주당은 애당초 미래당, 녹색당, 민중당 등과 함께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껄끄러운 관계보다는 손쉬운 입맛에 맞는 정당으로 말을 갈아탔다"고 비유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어제 시민을 위하여가 더불어시민당으로 명칭을 바꿨다. 사실상 친문비례민주당이다. 양정철(민주연구원 원장)이 뒤에서 주도하고 나꼼수 김어준이 라디오로 바람잡았다"며 "비례용 정당 의원 꿔주기가 민주당이 그렇게도 강변하던 선거개혁과 정치개혁인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국민을 기만하고도 개혁을 운운한다. 국회 유린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하고, 누더기 걸레가 돼버린 선거법을 무효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로 유세' 黃의 아침편지엔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치인을 보면서..." 의미심장

한편 황 대표는 매일같이 총선 출마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 주민들에게 '출근인사'를 한 뒤 당대표로서 공식업무 등에 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침편지'를 페이스북에 남기는데, 이날 오전 아침편지의 제목은 "정치는 약속입니다"였다.

황 대표는 "가까이 종로주민을 보면서 정치도 다시 보게 된다. 정치는 정당과 국회보다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골목골목에서 더 필요함을 느낀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게 더 절실하게 필요함을 깨닫는다"며 "그런데 진정 정치가 필요한 곳에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 이곳에, 이들에게 한 약속을 쉽게 어기고. 민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일견 종로구 현직 국회의원인 여당 정치인 등을 비판하는 언급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어 "정치는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의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거듭 '약속'을 강조하면서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치인을 보면서, 약속을 바위처럼 무겁고 들풀처럼 겸손하게 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고 했다.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았지만,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치인'을 보고 한층 약속을 중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또 "저도 요즘 종로 주민들에게 약속을 한다. 제 약속에 거짓이 없도록 야무지게 실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생각을 페이스북으로 옮긴 뒤 황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 공천에 대해 "국민 열망과 기대와 거리가 멀다"며 직접 비판에 나서면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책임론을 제기한 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온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