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에서 ‘불가’ 판정받은 마스크 65만장 빼돌려 공장에서 재포장 뒤 판매
중국인 유통업자 등 피해자 3명한테서 약 10억원가량 거둬들여

불량 마스크(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연합뉴스

한 폐기물 업체 일당이 불량 마스크 65만장을 빼돌려 새 마스크인 것처럼 위장해 팔아치운 혐의로 붙잡혔다. 이 마스크는 5만장이 시중에 유통됐으며 이 중 1만장이 실제 소비자에게 전달돼 우려를 낳고 있다. 경찰은 이들 중 책임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6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한 폐기물 업체 사장을 포함한 일당 8명이 사기와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최근 입건됐다. 이들은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에서 끈, 코 밀착용 플라스틱 부분, 부직포 등 불량이 확인돼 폐기 처분을 받은 마스크 65만장을 자사에서 처리한다면서 마스크 생산 업체로부터 전량 수거했다. 그리고 경북과 충북 지역의 공장에서 불량 마스크를 새 것인 것처럼 재포장하고 KF94 마스크라면서 중국인 무역업자 2명 등 피해자 3명에게 총 5만장을 팔았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들은 경찰 추산 10억원 정도를 벌어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정상적인 마스크 제조업자가 아니라 사기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피해자인 한 중국인 무역업자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A씨는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한 뒤 한 유통업자를 통해 피의자들을 소개받았다. 그리고 “KF94 마스크를 개당 2300원에 15만장까지 사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구매 대금 3억4500만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A씨는 해당 제품이 불량 마스크란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마침 경찰은 불량 마스크를 시중에 판매하는 업체가 있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구속 영장이 신청된 2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진행됐다. 구속 여부는 이날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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