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교수, “아비 대통령 권력으로 어린 나이에 뇌물 받아 처먹은 전과자 김홍걸”
“민주당, 뇌물 안 받은 박근혜도 준엄하게 심판하지 않았나?”
故 김대중 前대통령과 故 이희호 씨 사이의 유일한 자식 김홍걸 씨에,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4번 낙점 받아
“나는 벌레요,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지난 2002년 최후변론서 성경 구절 인용한 김홍걸, 두고두고 세간의 조롱 받아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화협-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2019 민족화해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9.9.10
지난 2019년 9월10일,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민화협-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2019 민족화해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고(故)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대통령’이라는 아버지의 특수한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는 김홍걸(金弘傑·56) 씨에게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선권(當選圈) 비례대표 번호를 부여해 ‘도덕성’ 논란이 일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씨는 자신의 뇌물수수 관련 공판 당시 그 최후변론에서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라는 시편(詩篇) 22장 6절(개역개정성경 기준)의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재판부에 선처(善處)를 호소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오는 4월15일 치러질 예정인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후보자 25명의 순번을 확정·발표했다. 이날 투표에는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시·도당 사무처장 등 당(黨) 중앙위원 678명 가운데 611명이 참여, 67명은 기권했다.

영입인재 1호 최혜영(41) 강동대 교수(비례 1번), 영입인재 2호 김병주(58) 전(前)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비례 2번), 이수진(50) 민주당 최고위원(비례 3번) 등이 이번에 민주당이 확정한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올랐다. 이 가운데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이자 김 전 대통령과 지난 2019년 6월10일 사망한 고(故) 이희호 씨 사이에서 출생한 유일한 자식(子息)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목록 4번째에 김 씨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김홍걸 씨는 체육사업자 선정 로비 등의 명목으로 당시 36억70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주식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2002년 5월18일 구속돼 재판을 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당시 재판장 김용헌 부장판사)는 김홍걸 씨가 체육사업자 선정 및 아파트 건설 승인 청탁 대가 등의 명목으로 주식과 금품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002년 11월11일 열린 김홍걸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김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다.

김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당시 재판부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국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긴 점은 처벌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김 씨가) 실제 관계 기관에 로비를 하지 않았고, 받은 주식의 수나 규모도 많지 않은 데다, 형인 홍업 씨도 함께 구속돼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해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김 씨에게 선고된 양형 내용이 저지른 범죄 사실에 비해 매우 가벼운 것이어서 ‘대통령의 자식’이라는 특수 신분이 아니었다면 기대할 수 없는 ‘특혜성 선처’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법조계로부터 쏟아져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선고공판에 앞선 최후변론에서 김 씨는 “저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라는 시편 22장 6절의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서 “진정한 고통의 잔을 마신 피고인에게 참다운 자유를 주시기를 바란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해 두고두고 세간의 조롱거리가 됐다.

이같은 범죄 전력이 있는 인물이 14일 4.15 총선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그것도 당선권 내 비례 번호를 받은 후보로 결정되자, 민주당에 대한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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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물을 게재하고 뇌물수수 전과자인 김홍걸 씨를 비례 4번으로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을 매섭게 비판했다.(이미지=이병태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비 대통령 권력으로 어린 나이에 뇌물 받아 처먹은 전과자 김홍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게재하고 “아버지가 대통령 할 때 뇌물을 받아먹고 감방(監房) 갔다 온 전과자에게 권력 세습까지 무(無) 경쟁으로 보장은 도대체 무슨 가치를 주장하는 것인가?”, “뇌물 1원 한 장 본인이 받은 적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그렇게 준엄하게 심판한 당신들 아니었나?”하는 질문으로 민주당을 매섭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된 김홍걸 씨에 대해서 이 교수는 “미국 학부(學部)를 10년 다니고, 유학 중에 뇌물로 ‘퍼스트 클래스’로(뇌물성으로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을 받아가며) 뻔질나게 (한국과 미국 사이를) 왕래하며 접대 받던 인간”이라는 표현으로 그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7번까지를 당선권으로 보고 있는 민주당은 14일 결정된 비례대표 후보자 25명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다음주쯤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례연합정당에 파견해 총선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다음은 민주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과 순번.

▲1번 최혜영 강동대 교수 ▲2번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3번 이수진 민주당 최고위원 ▲4번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5번 양정숙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6번 전용기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7번 여성 양경숙 한국재정정책연구원장 ▲8번 이경수 이터(ITER) 국제기구 부총장 ▲9번 정종숙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10번 정지영 민주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11번 이소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12번 권지웅 서울시청년명예부시장 ▲13번 박명숙 대한약사회 정책기획단장 ▲14번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15번 강경숙 원광대학교 교수 ▲16번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17번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 ▲18번 김상민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 ▲19번 박은수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부위원장 ▲20번 최회용 전 참여자치21 공동대표

<순위 계승 예비자>

▲1번 이상미 유엔아동기금 서울사무소 정부협력조정관 ▲2번 김나연 하나은행 계장 ▲3번 정이수 전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4번 서국화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공동대표 ▲5번 김현주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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