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청문회서 CDC소장과 의원들이 나눈 대화 인용하며 "우리나라 키트 관련자 반론 있어야겠다"
몇몇 시민들, 외신 보도 인용하며 "정부 깎아내린다" 비판...홍혜걸 "국뽕 마인드 벗어나라" 반발
"지금처럼 자화자찬하는 분위기에서 무슨 칭찬을 하고 무슨 협조를 하란 말인지 묻고 싶다"

지난 4일 밤 대구시 소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우한폐렴 확진자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밤 대구시 소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우한폐렴 확진자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우한폐렴 창궐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방식을 문제삼던 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미국 의회 발언을 인용해 국내 우한폐렴 진단키트가 미국 FDA 기준에 미흡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홍 대표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현지시간 11~12일에 열린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우한폐렴 대응 청문회 관련 발언들을 인용하며 “미국의회 증언에서 코리아 찬사 쏟아졌으나 아래 멘트는 의미심장하다”며 “핵심은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미국 FDA 기준에서 미흡하다는 것. 이 부분의 사실 여부 확인 이전에 세계최고 권위자들이 참석한 공개석상에서 미국 국회의원이 말한 것이라 보도가치가 충분합니다. 우리나라 키트 관련자들의 반론이 있어야겠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가 인용한 증언은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이 마크 그린 테네시주 하원의원(공화당) 등 미국 하원들과 나눈 대화다. 레드필드 소장은 “한국 테스트가 우리 테스트와 다른 점은 FDA 승인절차”라며 “나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테스트만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그린 의원은 “한국 테스트 방식과 우리 테스트 방식이 어떻게 다르고 (미국 테스트가) 어떻게 더 나은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라고 되묻고, 이에 레드필드 소장은 “(의원이 언급한 것은) 구강, 코, 후두부에 있는 항원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말하는 것 같다. 왜 이런 발병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 답한다.

홍혜걸 의학 커뮤니티 '비온뒤' 대표가 13일 남긴 페이스북 글. (사진 = 홍혜걸 페이스북 캡처)
홍혜걸 의학 커뮤니티 '비온뒤' 대표가 13일 남긴 페이스북 글. (사진 = 홍혜걸 페이스북 캡처)

홍 대표가 남긴 글에는 댓글 논쟁이 활발하다. 몇몇 시민들은 ‘외신들은 국내 대응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데 편파적인 부분만 인용해 정부를 깎아내린다’는 식으로 그를 비판한다. 다만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 몇몇 의료계 인사들은 “국내에서도 이 문제제기(우한폐렴 진단키트 신뢰성 관련)를 하는 분들이 여러 분 계시는데 공론화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일부 동조의견을 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인용이 ‘정부 깎아내리기’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한폐렴) 진단키트는 우리나라만 만드나. 국뽕 마인드(국내 대응이 세계 최고라는 생각) 벗어나라. 민주당 립서비스에 환호만 마시고”라는 등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홍 대표를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은 앞서도 정부 초기 방역이 실패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내놨던 바 있다. 중국발 입국을 전면 차단한 국가와 아닌 국가들(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이 우한폐렴 확산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댓글 등에서 논란이 이어지자 홍 대표는 하루 뒤인 14일 페이스북 글에서도 “사람들은 나에게 비판만 하지말고 칭찬해달라고 부탁한다. 위기상황이므로 대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자화자찬하는 분위기에서 무슨 칭찬을 하고 무슨 협조를 하란 말인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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