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종인의 비판에 "대한민국 헌법정신 정면 부정...후보 등에 칼 꽂지 말라"
"나는 대한민국 국민...범죄 前歷도, 막말한 적도, 뇌물수수 실형 산 적도 없다"...'수뢰 전력' 김종인에 뼈있는 한마디
"강남갑 공천 잘못된 이유 객관적으로 밝히지도 못하면서...유권자 혼란주고 黨핵심가치 자유-포용 훼손"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공관위는 고심끝에 가장 적합한 곳 결정했다...태영호 공천은 하이라이트"
태영호에 '공천 이벤트화'라는 김종인, 20대 총선 땐 '알파고 유행' 명분 '수학선생님' 박경미 민주당 비례 1번 공천...논문 표절의혹 구설
선대위원장 영입 자체도 논란...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故강봉균 선대위원장 체제로 김종인發 '경제민주화'와 싸워놓고 정체성 번복

미래통합당에서 제21대 총선 서울 강남구갑 공천을 받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황교안 지도부'에서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을 시도 중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지역구 출마 포기 압박에 정면으로 맞받았다.

김종인 전 대표는 앞서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태영호 전 공사 강남갑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다.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다.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폄하로 일관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는 태 전 공사를 비례대표로 출마시키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서울 강남구갑 예비후보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사진=연합뉴스)

태 전 공사는 12일 늦은 오후 입장문을 내고 김 전 대표에 대해 "우리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분이 선거일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나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며, 국민이라면 누구나 헌법과 법률에 의해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정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다"며 "'남한에 뿌리가 없어' 잘못된 공천이라는 김 전 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강남갑 공천이 잘못된 이유를 객관적인 국민적 눈높이에서 밝히지도 못하면서, 무슨 이유로 국민들과 강남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태 전 공사는 또 "김 전 대표의 행태는 우리당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포용의 정신을 훼손하고, 북한 김정은 정권의 조롱만 불러올 뿐"이라며 "나는 범죄를 저지른 적도, 막말을 한 적도, 뇌물 수수로 실형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범죄 전력이 없음을 강조한 것은 북한 정권, 선전매체, 국내 종북세력 등이 근거 없이 태 전 공사를 범죄 처벌 도피성 탈북 인사라고 낙인찍는 것에 부화뇌동하지말라는 의미로 읽힌다. 아울러 김 전 대표가 14대 국회의원 시절(민주자유당) 1993년에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2억1000만원을 확정받은 전력을 꼬집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태 전 공사는 "김종인 전 대표는 정치 원로로서의 품격과 포용력을 잃지 말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 전 공사를 공천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김 전 대표의 강남갑 공천 철회 요구에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고심 끝에 가장 적합한 곳을 결정한 것이다. 태 전 공사의 강남갑 공천은 우리 공관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태 전 공사 공천을 두고 '공천의 이벤트화'를 운운한 김 전 대표 본인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권자로서 당시 '알파고 바둑'이 유행해 이공계 관심이 높아졌다는 명분으로, 실제론 연관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수학교육학 박사 박경미 교수(현직 의원)를 비례 1번으로 공천하는 촌극을 빚은 바 있다. 

서울 서초구을 출마로 진로를 정한 박경미 의원에게는 20대 총선 직전부터 지역구 출마 행보 중인 올해까지도 민주당 전국당원자치회 등 당 안팎에서 제자 논문 강탈 의혹 해명 요구가 뒤따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본말전도된 정부 개입·분배우선주의 성격의 '소득주도성장' 논리의 모체와도 같은 '경제민주화' 개념을 87년 헌법에 삽입한 장본인이기도 해 통합당 안팎에선 지도부의 '김종인 영입' 자체를 두고도 비판이 적지 않다. 

일례로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때 고(故) 강봉균 전 김대중 정부 재정경제부 장관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민주당 '김종인 지도부'의 경제민주화론을 적극 비판하기까지 했는데, 선거철이 돌아오자 노선을 정면으로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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