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잡에 의한 컷오프 결코 승복 못해...경남 양산乙 무소속 출마 검토했지만 대구로 옮길 것"
"양산乙서 물러섰는데도 통합당 후보가 패배하면 전적으로 지도부와 공관위원장 책임"
"정치적 부담없는 곳 선택해야, 우리 당 현역 지역 나가기 곤란...'쉬운 길'? 공천 못받으면 험지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에 "공천지역들 비토당했으니 부끄러워서라도 사퇴해야" 조소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결국 "(경남) 양산을 출마를 포기하고 통합당 현역이 없는 대구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는 12일 경남 양산시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잡에 의한 공천 배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결코 승복할 수 없어 양산을 무소속 출마를 깊이 검토했다"며 "(양산을에서는) 상대 당 후보(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를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어 대구로 옮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양산에서 제가 물러섰음에도 통합당 후보가 패배한다면 이는 전적으로 당 지도부와 공관위원장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월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지역구 무소속 출마 결정 관련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월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지역구 무소속 출마 결정 관련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 전 대표는 대구 출마에 대해선 "정치적 부담이 없고 서로 얼굴을 부딪치지 않는 곳을 선택해야 하기에 우리 당 현역 지역을 나가기 곤란하다"며 "김부겸·주호영 의원과 30년 동안 호형호제했기에 대구 수성갑은 아니다"고 단서를 달았다.

탈당과 복당에 대해서는 "후보 등록 전 탈당해야겠으나 300만명 당원이 눈에 밟히기 때문에 이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줄 때 나가겠다"며 "이 못된 협잡 공천에 관여한 사람을 나는 알고 있으며 복당한 뒤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사실상 보수정당 현역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대구 지역구를 택하는 것을 두고 '쉬운 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공천을 받으면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양산 못지않은 험지"라고 부인했다.

이어 "이번 선거를 돌이켜보면 밀양·양산에 이어 대구에 천막을 차리러 가니 '유랑극단 선거'를 하러 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에 대해서는 "공천한 곳들이 비토당했으니 조만간 부끄러워서라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25년 동안 이 당에 있었는데 공천 올라간 것이 비토당하는 일은 처음 봤다"고 조롱했다.

이는 당일 통합당 최고위원회가 공관위에 수도권과 영남권 일부 6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결정에 대한 재의(再議) 요구를 의결한 데 따른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홍 전 대표는 고향이 있는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 출마하려 했으나, 공관위가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에 대한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를 거듭하자 경남 양산을에 출마하겠다며 타협을 시도했다. 공관위는 홍 전 대표의 양산을 출마 제안을 놓고 가부(可否)를 뚜렷이 밝히지 않다가, 해당 지역구 후보자 추가 모집에 나섰다. 

이에 따라 홍 전 대표와 옛 측근으로 알려진 나동연 전 양산시장 등이 경선을 치르는 형태로 후보를 정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홍 전 대표가 경선 후보군에서 배제되면서 양산을은 나동연 전 시장과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원 등 3명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김 공관위원장에게 '협잡 공천'을 한다고 반발하다가, 황교안 당대표에게 화살을 돌려 양산을에서의 컷오프 결정 철회를 요구했으나 이는 이날까지 최고위 논의 사항에 오르지 못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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