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미시간 등 6개 주 '미니 화요일'...바이든, 미시간·미주리 등 4곳 승리, 2곳 초접전
바이든, 흑인·고령층 등 지지로 승부처 미시간 승리…NYT "바이든, 미시간 승리로 레이스 지배"
지금까지 바이든은 대의원 823명, 샌더스는 663명을 확보...17일엔 '경합주' 플로리다 등 4곳 경선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이 2파전으로 압축된 후 처음 치른 10일(현지시간) '미니 화요일' 승부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압도했다. 지난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14개 주 가운데 10개 주를 이긴 바이든 후보는 이날 샌더스와 격차를 더욱 벌리며 당 대선 후보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경선은 미시간·워싱턴·미주리·미시시피·아이다호·노스다코타주에서 치러졌다. '슈퍼 화요일' 다음으로 열려 '미니 화요일'로 불린다. 바이든 후보는 6개 주 가운데 미시간·미주리·미시시피·아이다호 4개 주에서 이겼다고 AP통신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은 미시간주(개표율 96%)에서 득표율 52.9%로 대의원 53명을 확보했다. 샌더스는 36.6% 득표로 대의원 35명을 얻었다. 미시간은 '미니 화요일'에 걸린 대의원 365명 가운데 125명을 배분하는 핵심 승부처다. 

대의원 68명이 걸린 미주리에서 바이든은 40명(득표율 60.1%), 샌더스는 23명(34.6%)을 확보했다. 대의원 36명이 걸린 미시시피(개표율 98%)는 바이든이 압승했다. 득표율 81%로 대의원 29명을 확보했다. 샌더스는 14.9%를 얻어 2명을 배정받았다. 아이다호는 바이든이 대의원 9명(48.9%), 샌더스가 7명(42.5%)을 나눠 가졌다. 워싱턴주(개표율 67%)는 각각 대의원 17명을, 노스다코타(개표율 54%)는 각각 5명을 확보하며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CNN 출구 조사는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했다. 미시간주 투표 참여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민주당 후보 중 바이든이 주요 위기 대응에 있어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했다. 65세 이상, 중도 성향, 흑인 표가 바이든에게 모였다. 여기에 샌더스의 지지 기반인 고졸 이하 백인 남성 유권자도 기대 이상으로 바이든에게 표를 줬다고 CNN은 전했다. 미주리주 투표 참여자 10명 중 6명은 바이든을 가장 신뢰한다고 꼽았다. 중서부 지역으로 갈수록 바이든에 대한 지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날 경선을 한 곳 중 가장 많은 대의원(125명)이 배정된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 승리는 의미가 작지 않다. 미시간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양한 인종과 소수 민족이 존재해 미 전역의 인구 구성비를 잘 반영하며 시골과 도시, 교외거주 인구도 적절히 섞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스트 벨트'(쇠락한 제조업 지대)로 꼽히는 미시간은 11월 대선에서 승부를 좌우할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이곳에서 초접전 끝에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47.50% 대 47.27%로 불과 0.23%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뒀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은 미시간을 11월 대선의 '시험대'로 본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국의 축소판인 이곳의 결과는 본선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판별할 가늠자라는 것이다.

바이든의 승리는 흑인과 고령층을 비롯해 저학력 노동자, 교외거주자 등의 다양한 지지에 힘입은 것으로 관측된다. 풍부한 국정 경험을 토대로 한 안정감과 당선 가능성을 강조해온 선거전략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시간에는 바이든 지지층인 흑인과 교외거주 투표자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고 전했다. 교외거주 투표자는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계층으로 '중도 표심'을 대표하는 유권자 그룹으로 평가된다.

이는 바이든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당선 가능성'과도 맥이 닿는다.

반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는 '강성 좌파' 성향 때문에 외연 확장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보수 지지층이 확고한 공화당, 진보 지지층이 확실한 민주당 사이에 중도 표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대선에서 그의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를 본선 상대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은 미니 화요일에도 승리하면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CNN은 "오늘 밤은 민주당 경선 싸움에서 전환점"이라며 "바이든과 샌더스의 첫 정면 대결이지만, 그것은 그 이상"이라면서 향후 선거운동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오늘 밤은 변곡점"이라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시간에서 승리한 바이든이 (경선) 레이스를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의 상승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아직 '매직 넘버'까지는 갈 길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바이든은 대의원 823명, 샌더스는 663명을 확보했다. 바이든이 160명 앞섰다. 오는 7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대의원 1991명을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

민주당은 14일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에서 6명의 대의원을 뽑는 '징검다리' 경선을 지나 1주일 뒤인 17일에는 대의원 수가 4번째로 많은 큰 승부처의 하나인 플로리다가 포함된 4개 주에서 경선을 펼친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플로리다(219명)와 애리조나(67명)를 비롯해 '러스트 벨트' 오하이오(136명), 일리노이(155명)에서 577명의 대의원이 선출된다.

4년 전 경선에서는 4곳 모두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샌더스를 눌렀다.

AFP통신은 17일 주요 경합주에서 투표가 진행된다며 당일 결과가 "다시 한번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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