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서 할말 해온 신원식 심동보 황성욱 오정근 등 눈길...탈북자 출신 지성호 김태희도 주목
엑소 멤버 '수호' 아빠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박현정 前서울시향 대표, 전광훈 목사 측근 노태정 씨도 신청
우파 유튜브 활동해오던 젊은이들 대거 비례대표 공천 신청...일부 신청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도
새보수당서 합류한 정운천도 신청...호남 의석 배출 공로 인정받아놓고 지역구 포기 논란 부를듯
미래한국당 21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신청자 531명 몰려...과거 새누리당 611명 못지않은 기세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전담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0일 밤 공개한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531명(남 364명·여167명, 비공개 97명 포함)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정치권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과반수 집권여당 지위를 갖고도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기 직전인 2016년 20대 총선 비례대표 신청자가 총 611명(남성 402명, 여성 209명)에 달했던 것에 못지 않은 기세로 평가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명운을 걸고 치러지는 20대 총선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은 자유우파 시민사회 및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관심도가 매우 높다. 기존 통합당이 자유시장경제-대의민주정 체제 이해도가 높지 않거나 투사(鬪士)로 보기 어려운 인사들은 물론, 단순 비(非)문재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까지 지역구 공천 후보군에 대거 포함시키면서 '선거공학에만 치우쳤다'는 불만이 고조돼 온 탓이다.

이에 더해 미래한국당에서 정치권 바깥의 자유우파 경제전문가 공병호 박사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총선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한 한선교 당대표와 공관위가 입을 모아 통합당과 독립된 공천 방침을 세우면서 '정치적 뒷거래'의 영향이 그 어느때보다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위원들이 3월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 서류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한국당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가운데)과 위원들이 3월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 서류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에 공개된 미래한국당 공천신청자들의 면면을 보면 각계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학계·전문가 출신들은 물론 현 정권 치하에서 두드러진 '좌파 방송장악' '좌파무죄-우파유죄' 피해자, 신흥 '우파 유튜버'들도 등판했다. 이 중에선 좌파여권(與圈)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일방도입 탓에 통합당 총선 인재로 영입됐다가 미래한국당 공천을 신청하게 된 인사들, 통합당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신 일부 예비후보들도 이름을 올렸다.

우선 통합당 영입인재 중에서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자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한명으로 알려진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목발 투혼'의 탈북민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가 공천을 신청했다.

이와 함께 ▲엑소(EXO) 멤버 수호의 부친이자 '연금 전문가'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경제전문가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체육계 미투(각계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폭로) 1호' 테니스 선수 출신의 20대 청년 김은희 코치 ▲유라시아 대륙 등 3만여km 이상 무(無)동력 탐험을 이어온 극지탐험가 남영호 대장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을 조기에 예측한 '이미지 전략가'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 ▲'집권여당 대표의 거듭된 장애인 비하발언' 등에 실망한 장애우들을 대변하는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정선미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 ▲박대성 페이스북 한국·일본 대외정책 부사장 ▲'뉴미디어 전문가' 김보람 인사이트컴퍼니 CCO(최고콘텐츠책임자) ▲서울일보 기자 출신 백현주 동아방송예술대 초빙교수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 (주)팜한농 노무관리자 등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 중 김은희 코치가 경기 고양시갑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만큼 통합당 영입인재임에도 비례대표로 진출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마찬가지로 통합당 예비후보자간 경선에 임하지 못하게 되자, 비례대표 공천으로 재기를 노리는 신청자들은 더 있었다. ▲부산 수영구 경선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한선심 전일의료재단 이사장 ▲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경선에서 배제된 김재철 전 MBC 사장 등이다.

(왼쪽부터) 미래한국당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에는 길환영 전 KBS 사장,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황성욱 법무법인 에이치스 변호사, 오정근 한국금융ICT 융합학회 회장,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등이 포함됐다.(사진=연합뉴스, 펜앤드마이크TV 영상 캡처 등) 

통합당 내에서 비례대표 출마를 준비해 온 인사들 중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 출신으로 황교안 당대표 정무특보 등 활동을 해 온 황성욱 법무법인 에이치스 변호사 ▲당 경제자문단 공동단장을 맡아온 오정근 한국금융ICT 융합학회 회장 ▲대학생 시절 '나꼼수' 정봉주 전 의원과의 '생방송 끝장토론'으로 주목받았고, 옛 자유한국당 지도부 대외메시지 조율에 참여해 온 윤주진 전 상근부대변인 ▲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심의위원 등을 지내며 전문성을 쌓아온 황규환 전 청년부대변인 ▲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역할을 수행해 온 길환영 전 KBS 사장 ▲'박근혜 정부 마지막 청와대 정무수석' 허원제 전 의원 ▲지난해 2월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탄핵'을 내걸고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김준교 전 이회창 대통령후보 사이버보좌역 ▲권통일 전 자유한국당 보좌진협의회 회장 ▲김재우 전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최연소 공천 신청자인 김정도 전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 자문위원(26) 등이 눈에 띄었다.

좌파여권 압력으로 부당한 사법처리를 당했거나, 일방적으로 축출됐다는 점에서 ▲국회에 내걸렸던 박 전 대통령 나체 비하화(畵) '더러운 잠'을 철거했다가 형사 유죄·민사 배상판결을 받게 된 심동보 전 해군 제독(예비역 해군 준장) ▲'박원순 서울시' 산하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직원들로부터 성추행 모함과 고소를 당한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 ▲성매매 여성을 "탈세범"에 비유하고 지원제도를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홍준연 전 대구광역시 중구의회 의원 등의 공천 신청 사실도 주목된다.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사회계 중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사법적 탄압을 받고 있는 이른바 '우파 전대협' 활동을 이어온 김정식 터닝포인트 대표 ▲정치권과 언론계를 넘나들며 문재인 정권의 안보정책 비판활동을 활발히 해 온 안보전문가 신원식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김세영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문재인 정권의 '탈북 선원 강제북송'에 항거해 지난해 12월 12일간 노숙단식을 벌였던 김태희 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 대표 ▲배남영 전 한국갤럽 책임연구원 ▲박준식 자유민주국민연합 사무총장 ▲우인식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도희윤 한국자유회의 사무총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의 장외 연설 영어통역을 맡다가 자유통일당 창당과 함께 최고위원에 임명됐다가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의 합당 발표에 반대해 탈당한 노태정씨도 미래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다.

청년세대 중심의 소위 '우파 유튜버'도 대거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해 눈길을 끌었다. 1인 유튜브 채널 '지식의칼' 채널 운영자 이재홍씨,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우원재씨, "700만 자영업자들을 살려주십시오"라는 구호로 장외 시위와 유튜브를 병행해 온 '청년화랑TV' 운영자 김현진 청년화랑 대표,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가로세로연구소' 채널을 운영해 온 김세의 전 MBC기자, '신의한수'에 기자 겸 앵커로 출연해 온 우동균씨, '강수산TV' 채널 운영자 강수산씨 등이다. 이들 중 일부 인사의 공천 신청에 대해서는 온라인 공간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적극 참여한 뒤 새로운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3억원짜리 이적'을 해 최고위원직을 맡은 정운천 의원도 이번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선교 당대표와 공관위 측은 정운천 의원 공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이지만, 미래한국당이 지난 5일 세운 공천 부적격자 기준에 '철새 정치인' 등이 있는 만큼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 소지가 있다. 

정운천 의원이 몸담았던 새보수당은 옛 새누리당 탈당파의 바른정당,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을 전신으로 두고 있기 때문. 특히 옛 새누리당에서 험지를 넘어 사지(死地)로 일컫는 호남권 지역구에서 1석을 확보했던 공로를 인정한다는 당 지도부 등의 논리를 두고도, 전북 전주시을 지역구를 '포기'하고 비례대표 공천장을 받는 것을 합리화할 수 있느냐는 논쟁이 일 전망이다. 

이밖에도 옥중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면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가 최근 박 전 대통령의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달라'는 취지의 친필서신을 공개한 뒤, 미래한국당 공천 신청에 나서면서 '계파 인사에 해당하느냐' 여부 등을 놓고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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