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세력이 부추기는 ‘집단 광기’ 비판 적지 않아
정형식 판사 특별 감사 청원 25만 명...윤서인 작가 처벌 20만명 육박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책 지지 21만 명

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게시판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좌편향적 세몰리 여론 형성과 자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특정인에 대한 무자비한 비난과 비판의 장(場)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직접민주주의 실현'을 내걸고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국민과의 직접소통이라며 지난해 8월19일부터 '국민청원' 게시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일 평균 500여 건의 청원이 쇄도한 가운데 다수의 추천을 받은 청원은 다양한 현안을 공론화 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특정 정파성을 지닌 화제와 특정 정당ㆍ인사를 겨냥한 청원이 줄을 이으며, 청와대 권한 밖의 청원까지 올라 오고 있다. 

지난달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맡은 정형식 판사의 판결이 부정직했다는 내용이 담긴 '정형식 판사에 대해서 이 판결과 그 동안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은 25만명의 인원이 동의했다.

또한 '초.중.고 학교 페미니즘교육 의무화' 청원도 한 달 동안 21만 명이 동참했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우롱하는 윤서인을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은 11일만에 20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문재인 정부 기조와 호응하는 청원 등에 대해서는 높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8일 '경제민주화'라는 짧은 제목 하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정의 구현을 위한 정책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시다! 정치민주화보다 더 지난한 일로써 많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은 무려 20만7000명(3월5일 기준)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현재 답변 대기중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현재 답변 대기중 청원

 

한편 지난달 19일에는 평창올림픽 당시 논란이 있었던 女단체전 팀추월 경기와 관련해서는 최단기간 최다동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고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이 글에 서명한 국민은 60만명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네티즌은 ‘집단 광기’ 같다”, “청원 숫자 60만 명은 김보름 본인에게는 엄청난 압박이다. 우르르 몰려가서 한 명 몰아세우는 게 정상은 아니지 않나”, “이 정도로 과하게 비난을 받을 사항인가” 등의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정치적으로 다른 의견에 대한 고소 및 처벌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올라온 청원 대다수는 청와대에서 처리할 사항이 아닐뿐더러 감정의 배설구 역할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론화시켜야하는 문제보다 분풀이 성격의 청원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의 답변은 해당 청원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20만명이 넘었다는 이유로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작 청와대가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들이 무분별하게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 이슈화되고, 국민 청원 게시판이 특정 마녀사냥식 여론이나 정파성 짙은 내용만을 부각시키는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