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공관위원장 "미래지향, 혁신, 감동적 공천이 3대 심사원칙"...공관위 독립성 자부하기도
"10일 오전 10시부터 당 홈페이지서 공천 신청자 중 비공개 71명 빼고 모든 분 정보 볼 수 있다"
유영하 공천 여부 질문에 지난 5일 마련한 부적격 기준 중 '국론분열-계파정치 주동' 언급
박형준 前통추위원장 공천 신청 철회 두고는 "통추위 때 약속한 불출마 부분 많이 작용한 듯"
윤봉길 의사 장손녀-文정권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피해자 윤주경엔 "1번 공천? 그런 논의 전혀"
'3억원짜리 이적' 정운천 공천여부 묻자 "우리 당 최고위원" 시사..."편견없이 공정하게 심사" 재강조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 마감 이래 열린 첫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 마감 이래 열린 첫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전담정당'인 미래한국당 제21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가 10일부터 500명 이상 몰려든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에 돌입했다. 공관위는 오는 11일까지 서류심사, 15일까지 면접심사를 마치고 나서 16일 후보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자유우파 경제학자 출신인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관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저희들이 처음 비례 후보 신청을 받을 때 400여분 정도 지원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예상 외로 (최종) 530여명이 지원했다"며 "오늘 오전 10시부터 미래한국당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후보자 개인이 원하는 경우 비공개 처리했고, 나머지 모든 분들의 정보를 보실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총 544명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고, 중도 철회 등으로 5명이 취소하면서 539명으로 신청자 집계가 마감됐다. 이 중 71명은 후보자 개인 정보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한다. 미래한국당에선 그동안 당의 인지도 상승, 공정하고 독립된 후보자 심사 작업에 대한 기대감 고조를 공천 신청자 급증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미래지향적인 공천' '혁신적인 공천' '감동이 있는 공천' 등 3가지 심사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공천 방향의 첫째는 철두철미하게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고, "둘째는 혁신적 공천"이라고 각각 밝혔다. 

"관례나 선례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기대감에 따라 과업을 재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역사적으로 지도자들 가운데 출중하게 이 작업 수행에서 이름 남긴 사람이 윈스턴 처칠이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해군 수상 맡을 때 과거 해오던 사람의 업무를 따르는 게 아니고 시대에 이런 방식이 좋다 자기가 보기에 재업무 설정 해서 추진했기 때문에 인상깊다"며 "이번 공천에서도 기존 관례, 선례와 동떨어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 공관위원장은 또 "마지막 역점은 '정치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계파 중심의 나눠먹기 공천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국민과 유권자가 기대하고 원하는 결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리핑 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공 공관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심사는 차별없이 실시하지만, '미래지향·혁신·감동적 공천'이라는 관점 아래 국론분열과 계파 주동 인사 등을 배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지난 5일 회의에서 마련한 '공천 배제 기준 및 공천 부적격 기준'에서 불출마 선언 또는 비례대표 역임 국회의원을 비롯해 ▲타 정당 공천 신청자 및 탈락자 ▲철새 정치인 ▲계파 정치 주동자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국론 분열 인사 ▲위선 좌파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가해자도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공 공관위원장은 전날(9일) 공천을 신청했다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시절 '총선 불출마' 언약 때문에 급히 철회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나, 사실상 혼자서만 박근혜 전 대통령 면회가 가능한 유영하 변호사 공천 심사에 관한 질문에 원론적인 입장부터 밝혔다.

박형준 교수의 공천 신청 불발에 대해선 "아무래도 공관위 입장이 미래지향적, 혁신적, 국민 감동이 있는 공천이라는 부분에서 추진해나가기 때문에 그분이 고려하지 않았나"라며 "과거 통추위 참여하실 때 약속하신 '출마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많이 작용하지 않았겠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영하 변호사에 대해선 "지난주 목요일(지난 5일) 유 변호사의 공천 신청 전에 우리는 원칙을 정했다"며 "지원자의 부적격 조건을 보면 국론분열과 계파 관련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는 원안대로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침에도 시작하면서 '어떤 종류의 불이익 없이' 면접을 똑같이 함께 보시는 것으로(하겠다)"라고 부연했다.

'공관위원장이 전권을 갖느냐'는 질문에는 "위원들이 계시니까 그렇게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협의를 잘 해서 결정하는데, 헌정사상 미래한국당 공관위처럼 독립성이 유지된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공 공관위원장은 '현직 비례대표 의원이 공천 신청하면 페널티를 주느냐'는 물음에는 "목요일에 부적격 조건(을 마련했다), 전직 의원 가운데서도 철회하신 분들이 있다"고 답했고, '현직 지역구 의원이 공천 신청한 사례'에 대해선 "사전에 확인한 바로서는 지역구 탈락하신 분 가운데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로 지원한 분은 안 계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새로운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한 정운천 의원(당 최고위원), 미래통합당 총선 영입인재이자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면회할 수 있는 메신저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 이들은 모두 제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사진=연합뉴스)

이밖에 그는 이날 한 매체에서 공관위가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자 문재인 정권의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알려진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1번 공천'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일축한 뒤 "그 분이 아마 독립기념관장 하셨고 아마 통합당 영입인재이지 않나. 저희들로서는 결정한 바 전혀 없다. 동등하게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옛 탄핵찬성파로서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을 거쳐 통추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통합당 신설합당 합의를 마무리짓고 미래한국당에 입당, 공천을 신청한 정운천 의원에 대해선 "다른 당에서 오신 분이 아니고, 우리 당 현재 최고위원"이라고 간주하면서 "편견 없이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인 정운천 의원은 4.15 총선에 임하는 각 정당에 경상보조금을 지급하는 의석수 집계 기준일 중 마지막 날인 지난달 14일 새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급히 옮긴 바 있다. 통합당이 직접 출범하기 전 급히 당적을 옮김으로써 5석을 채웠고, 미래한국당 의석이 4석에 머물렀다면 2000여만원만 수령할 수 있었던 1분기 경상보조금을 5억7143만2000원으로 끌어올리게 된 것이다.

신생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경우 의석수가 기존과 같이 4석이었으면 1분기 경상보조금을 2억4000여만원 수령할 수 있었지만 이날 5석을 채워 배분 비율이 1분기 경상보조금 총액(110억1000만여원) 대비 5%가 되면서 총 5억7143만2000원을 받게 됐다. '3억3000만원짜리 이적'이었던 셈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20석 이상 교섭단체 정당들에게 보조금 총액의 50%를 먼저 균등 배분하고, 5석 이상 정당에 총액의 5%, 5석이 안 되면 2%만 준 뒤, 나머지는 의석수대로 나눠주도록 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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