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전문가들 “북, 다양한 탄도 궤적 실험...사드 등 MD 회피 의도”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다.(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다.(연합뉴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북한의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화력타격훈련에 대해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불의적인 군사적 대응타격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발사체의 종류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과거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했던 발사체의 발사 때와 같은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됐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총참모장인 박정천 육군대장이 수행했다.

김정은은 감시소에서 박정천에게 직접 전투정황을 제시하고 훈련을 지켜봤으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

김정은은 “인민군대에서 포병훈련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가야 한다”며 “포병훈련의 질을 높이고 실전화하는 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했다.

김정은은 “포병의 위력이자 우리 군대의 위력”이라며 “인민군 포병무력을 누구나 두려워하는 세계 최강의 병종으로 강화하는 것을 주체적 혁명무력건설노선의 제일 중대 과업으로 내세우고 계속 줄기차게 투쟁하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당국은 최근 북한이 잇따라 쏜 탄도미사일이 지난해부터 실험해 온 초대형 방사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미사일 전문가들은 탄도 궤적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탄도 비행을 실험을 통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합참은 지난 8일 북한이 쏜 발사체가 600mm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며 3발의 비행거리는 최대 200km, 정점 고도는 50km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2일에 쏜 초대형 방사포 2발은 비행거리는 최대 240km, 정점 고도는 35km였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과거에 비해 짧아진 비행거리와 낮아진 정점 고도 등을 고려하면 낮은 발사각으로 발사하면서 다양한 궤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요격 고도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낮은 궤적의 비행을 방어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의 미사일 최대 요격 사거리는 200km, 요격 가능 고도는 40~150km다.

그는 “고도가 낮은 발사체를 겨냥한 패트리어트 체계 등으로 요격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한반도의 짧은 종단 거리 때문에 요격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이라고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VOA에 “북한이 기존의 탄도 궤적에서 고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하는 전술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사드의 요격 사거리 밖에서 낮은 발사각으로 쏠 경우, 탄도 궤적 하강 지점에서 이미 사드의 요격 고도 밖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 마커스 실러 박사도 “다양한 탄도 궤적 실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전문용어로는 발사 도표(사표)로 불리는데, 미사이릉ㄹ 자체 개발할 경우 실전에서 표적에 타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험 과정”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는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돼 있다.

합참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발사는 첫발과 두 번째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사 간격은 1분 이상으로 탐지됐다. VOA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사 간격이 1분 이상 차이 난 것과 관련해 연사 능력의 완성도에 의문을 나타냈다.

베넷 연구원은 “일반적인 연사 실험이라면 향후 3발이 아닌 4발을 쏘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3번째 발사부터 1분 이상 차이 나는 이유로 발사 고장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ㅂ락혔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초대형 방사포의 핵탄두 탄재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봤다. 그러나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생화학 무기의 탑재 가능성에 대해선 상당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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