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콘테 伊총리, “모든 국민은 집에 머물러 달라”...국민 향해 절박한 호소
지난 2월21일 첫 ‘우한폐렴’ 감염 사례 확인 후 보름 여 만에 이탈리아 국내 확진자 1만명 코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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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전(全) 국토를 ‘이동 제한 지역’(레드존)으로 선포했다. 일명 ‘우한폐렴’으로 불리고 있는 중국발(發) ‘코로나19’(COVID-19)의 이탈리아 국내 확진 환자수가 1만명에 육박하자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초(超)강수’를 둔 것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9일(이탈리아 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10일부(附)로 이탈리아 전역에 대한 ‘이동제한령(令)’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히며 “모든 국민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이 같은 조처는 지난 8일 롬바르디아주(州) 전역과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마르케 등 북부 4개 주 14개 지역을 ‘레드존’으로 설정한 지 불과 하루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탈리아 국내에서 그 확산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중국발(發)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어떻게든 저지하겠다는 당국의 절박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9일까지 집계된 이탈리아 국내 ‘코로나19’ 누계 확진 환자수는 9172명이다.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되면서 지난 2월21일 이탈리아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 불과 보름여만에 그 숫자가 1만명 가까이로 불어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누계 사망자수도 463명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는 누계 환자수와 사망자수에서 모두 한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 사흘 동안 이탈리아에서는 매일 10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확인되기도 해 ‘코로나19’ 방역의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이탈리아 보건 당국의 이번 조처는 내달 3일까지 지속된다. 이에 따라 6000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은 업무와 건강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거주 지역에서 다른 어느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게 된다. 모든 문화-공공시설도 잠정 폐쇄되며,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인 세리에A를 비롯, 모든 스포츠 경기도 중단됐다. 음식점의 영업은 허용되지만 고객 간 최소 1미터(m)의 안전 거리가 확보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본디 오는 15일까지로 예정된 휴교령(休校令)도 내달 3일까지로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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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에 색칠된 지역이 지난 8일 이탈리아 당국이 ‘이동 제한 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그래픽=로이터) 

한편, ‘코로나19’의 이탈리아 국내 치명률은 5.04%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세계 평균 치명률 3.4%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환자 비율이 높은 까닭으로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고령 인구 비중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3%로 일본(28.4%)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이탈리아인 사망자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이미 지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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