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김용남 前의원 "2015년 메르스 확진자 180여명서 종식됐다. 지금 (中코로나는) 7000명 훨씬 넘어" 지적하자
이재정 "확진자만 말하는데, 메르스는 사망자 260여명이다. 확인 해봐라" 핏대...실제 사망자 수보다 7배로 부풀려
186명 확진-39명 사망 메르스 거론은 '朴정부 때보다 사망자 적다. 방역 잘 하고 있다'는 메시지 의도했던 듯
논란 일자 "2009년 신종플루 사망자 설명한 것" 말 돌려...1년간 확진자 75만여명 대비 사망자 263명 불과한 질병
9일 중국발 우한폐렴 바이러스(우한 코로나) 국내 누적 확진자가 7382명에 이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재정 의원이 야권 인사와 토론하던 중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망자가 더 많다'는 주장을 하려고 틀린 수치를 인용해 논란을 자초했다. 토론 상대방의 논거가 틀렸다면서 '확인, 정정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본인이 메르스 사망자를 약 7배로 부풀린 격의 틀린 수치를 운운했던 것이다.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이재정 의원과 미래통합당 소속 김용남 전 의원의 토론이 진행됐다. 김용남 전 의원은 "메르스 때는 확진자가 180여명 나오고 종식됐다. 지금은 7000명이 훨씬 넘어가고 이게 1만명이 될지 몇명이 더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와 관련해서 정부가 수급을 통제하는 조치를 시작한 게 벌써 거의 한 달 전인 2월12일인데, 상황이 점점 악화됐다. 처음에는 마스크 꼭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라고 했다가 정부가 말을 쓱 바꿔서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러니까 (상황을 똑바로) 보고 싶지 않으신 것"이라고 치부하면서 "한 가지 정정은 해야겠는 게 지금 확진자를 기준으로 자꾸 말씀하시는데 메르스 같은 경우는 260여명이 사망자였다. 260여명이 사망자였고 확인을 정확히 한번 해 보시라"고 비웃듯 말했다.
이에 김용남 전 의원은 "전혀 잘못 알고 있다. 지금 (말씀하신 건) 거꾸로다. 메르스 사망자는 39명이었다"고 맞받았고, 이같은 언급이 '확진자 총 186명 중 39명 사망'이라는 메르스 당시 피해기록과 부합한다.
이 의원은 발언을 정정하지 않은 채, "문재인 정부가 잘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국면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과 다른 지점은 정확하게 확진자 수를 점검해 낼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메르스 사태 때 박근혜 정부는 그저 가리기만 급급했다"고 논점일탈로 맞대응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의 사망자가 263명이었던 것과 2015년 메르스 사망자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신종플루의 국내 확진자수는 75만명, 사망자수는 263명이었다.
신종플루 1년간(2009~2010년) 유행에 따른 '확진자 75만명'은 이날 0시까지 집계된 우한코로나 확진자 수의 100배를 상회하는데, 이 가운데 발생한 사망자 수 263명은 우한코로나 사망자 51명의 5배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신종플루 감염 사망자 수를 언급하더라도, '우한코로나가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낮다'는 추측으로 부실대응에 따른 비판을 무마해 온 문재인 정권에서 방역이 다른 어느 정권 때보다 성공적이었다고 볼 근거로 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CBS는 이날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의 토론 방송 이후 "신종플루 사망자가 260명, 메르스 사망자는 36명이며 신종플루 사망자를 설명한 것"이라는 이 의원실의 해명을 전하면서 라디오 인터뷰 스크립트 해당 부분을 "신종플루 같은 경우는 260여명이 사망자였다"로 정정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