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 5개 정당 대표가 오는 7일 대북·안보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자는 명분을 갖고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게 됐다. 7일은 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1박2일 방북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로, 실질적인 '안보 회담'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청와대는 5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제안한 여야대표 초청 청와대 오찬 회동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으로 재편된 원내 5개 정당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 

홍 대표가 앞서 지난 2일 ▲안보문제에 국한 ▲실질적 논의 보장 ▲원내교섭단체 정당만 참석 등의 조건을 내걸고 청와대에 역제안 했는데, 이 중 세 번째를 청와대가 거부했지만 홍 대표가 '안보상황의 시급성'을 감안해 참석키로 양보하면서 회담이 성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홍 대표 측으로부터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홍 대표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청와대를 찾는 것은 지난해 7월 당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과 9월 여야 대표와의 청와대 회담을 추진했으나 '다자 회담' 방식에 그치면서, 제1야당 당수인 홍 대표는 '모여서 사진만 찍고 끝나는 들러리 회담은 안 된다'는 취지로 두 차례 모두 불참했었다. 

특히 홍 대표는 대통령이 각 정당 대표와 1대1 회담을 가질 것을 줄곧 요구했으나 청와대의 '다자 회담' 방식 고수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제1야당이 빠진 회담 개최가 반복됐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제안과 역제안이 오간 끝에 양측 입장이 부분적으로 반영된 회담이 열리게 됐다. 그 배경에 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국회는 교섭단체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대통령은 소수당도 배려해야 한다"며 "지난 주말 세 번째 조건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홍 대표 측에 전달했는데, 오늘 오전 홍 대표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5당 대표를 모두 초청하고자 했다"며 홍 대표가 대승적 결정을 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여야 대표가 모두 모이는 것은 처음으로 굉장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며 "중요한 국면인 만큼 외교·안보와 관련한 사안을 공유하고,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차원으로 회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7일 회동은 청와대 내 한옥건물인 상춘재에서 열린다. 지난해 두 차례 여야대표 초청회동과 원내대표 초청회동 역시 상춘재에서 열렸다.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유승민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바른미래당에서는 두 대표 중 한 사람만 회동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중 연락이 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에서 홍 대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는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이 배석한다.

이날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을 이끌고 방북하는 정의용 실장은 특사 방북 결과를 포함해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 한반도 외교·안보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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