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연 칼럼] 우한폐렴 사태로 드러난 우리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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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3.09 13:37:25
  • 최종수정 2020.03.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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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공동운명체의 대가인가?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는 대통령의 말씀이 옳았다
국가의 위기는 아부와 자화자찬과 쇼하기 좋은 때
생필품 조달과 공급을 국가가 통제할 때 어떤 일이 생기나
마스크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는 사람들이 세계12위의 경제대국의 경영을 맡은 것이 비극
황승연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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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인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우한폐렴 사태가 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가 여러 곳에서 삐걱거리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굴러 가는 줄 믿었다. 중국에서 우한폐렴 사태가 발생한 후 여러 전문가 집단에서 경고를 했다. 그러나 국가는 이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치 기본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세월호사태를 보는 것 같았다. 사태가 진전되는 것도 비슷하다. 사태의 본질을 보지 않고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을 찾기에 급급하다. 대한의사협회는 ‘감염병 관리의 핵심은 해외 유입 환자 차단’이라고 셀 수 없이 중국인 입국금지를 촉구했다. 지금도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중국발 입국금지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세계로부터 입국금지를 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했다. 질병관리본부장도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입국 금지가 당연히 좋다’고 했다. 대한감염학회도 ‘입국자 제한 지역을 중국 후베이성 이외지역까지 확대해야한다’고 했다. 모두 무시당했다. 대통령은 ‘방역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태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 하였다. 더 나아가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으로 연결 된다”며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국에 마스크 등의 방역 물품들과 500만 불의 현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더 나아가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이 ‘운명공동체’라고 했다. 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쓰는 대만도 말하지 않는 ‘공동 운명’을 언급했다. 대만은 1월에 이미 중국 본토에서 오는 사람들을 제한했고 2월에는 마스크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인의 입국을 막지 않았다. 중국인의 입국을 막지 않은 주변국은 아프가니스탄, 부탄 그리고 우리나라라 한다. 이에 대해 ‘중국이 우리나라에게 아주 감사해한다’고 만족해했다. 또 우리나라 방역과 의료 체계가 세계 최고라고 자화자찬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곧 종식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긴장을 놓고 있다가 불과 며칠 후에 우리나라는 감염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늘었다. 이제는 의사협회의 경고와 같이 전 세계의 50%가 넘는 국가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고, 방역 물품이 부족해서 전 국민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쩔쩔 매고, 일부 의료진들은 기본 장비가 없어 방호복을 못 갖추고 병원에 투입되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상황에 까지 몰렸다. 우리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국가 위기는 아부와 자화자찬과 쇼하기 좋은 때

이 문제의 대응에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사태는 “중국에서 온 한국인이 원인”이라며 중국에 아부했다. 어제 8일은 확진자가 7천명을 넘기고 사망자도 50명을 넘겼다. 주무 장관은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후안무치의 자화자찬이다. “확진자 수가 많은 것은 월등한 진단 검사 역량과 방역역량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라 했다. 한편, 마스크가 부족해서 마스크를 구하려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이자, 마스크를 쓰는 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바꾼다. 가라앉고 있던 세월호의 선장이 학생들에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세월호 참사 후에도 발생한 수많은 사고 뒤에, 이러한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들이 모두 헛소리가 되고 말았다.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하면서 사실은 더 중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지원과 배려와 아부였다. 전문가 집단의 말은 ‘정치적인 반대파의 비판’으로 여기고 간단히 무시했다. 우리나라 전체가 세월호와 비슷하게 가라앉고 있다는 느낌이다. 

전문가 집단은 있으나 마나하게 되어 버렸다. 핑계거리를 찾기에 여념이 없고, 기회를 포착한 정치인들은 쇼를 시작했다. 서울시장은 신천지의 교주를 살인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쇼를 하고, 경기도지사는 90세가 다 된 이 교주를 체포해 강제 검체 채취를 하겠다고 경찰 200명을 이끌고 몸소 출두하는 보여주기 쇼도 했다. 쇼를 하고난 후 그의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한다. 퍼주기 쇼도 있다. 경남지사는 전 국민에게 1인당 1백만 원씩 총 51조가 소요되는 예산을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하자고 쇼를 했다. 그들에게 지금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고 있습니다’라며 쇼하기 좋을 때다. 이런 쇼의 기회를 놓칠 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데 중국발 입국금지를 하지 않아 이렇게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나오게 한 사람은 왜 살인죄로 고발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중국의 많은 지방의 성 정부가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며, 한국인들의 집이 각목으로 봉쇄되고 있는데도, ‘외교보다 방역’이라 주장하는 중국에는 끽소리 못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민낯인가? 우리나라에 호감을 갖고 있던 국가들 중 100개가 넘는 나라가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해외 출장과 여행이 중지되고 외국인의 방문도 취소되었다. 그래도 정부는, ‘우리나라가 가장 투명하고 잘 대응하고 있다고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될 것이고 지금도 세계 각국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며 자화자찬 중이다. 이 와중에 손자에게 줄 마스크를 구하러 나온 할머니는 마트와 약국을 돌아다녀보지만 ‘마스크 없음‘, ’입고날짜 모름“이라는 안내문만 보고 온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던가? 이것이 우리의 민낯인가?

‘우한폐렴’은 안되고 ‘대구코로나’라고? 

정부는 우한폐렴, 중국폐렴, 우한코로나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코로나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라 써야한다고 하였다. 중국에 대한 사대가 끝이 없다. 그러나 대구에서 확진환자가 늘었을 때 정부는 즉시 ’대구코로나‘라고 하였다. 중국 우한에서 폐렴을 동반한 괴질이 처음 확인되었다 해서 세계 각국의 언론에서 ’우한폐렴‘이라 불렀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지나치게 명칭에 대해 과도하게 사대주의적으로 반응하여 ’신종코로나바이러스’라고 우겼다. 헷갈리게도 사스도 메르스도 모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였다. 뭘 알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로지 중국에 사대하는, 비전문가들이 전문 영역에서 엉뚱한 결정을 하고 있다.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에, 자국을 발원지로 단정할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우한폐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참의원 ‘야마다 히로시‘라는 사람은 중국이 우한폐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전 세계의 전염병 상황이 심각하게 된 탓을 일본과 한국의 대응 미숙으로 돌리려 한다며, 발원지를 알 수 있도록  ’우한폐렴‘이라 불러야한다고 했다. 지난 6일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이 ’우한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중국 공산당‘이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은 그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중국의 의도를 지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처음부터 우한폐렴이라 쓰지 말자고 하면서, ’대구코로나’라는 단어는 너무 쉽게 사용하였다.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바로 취소한다했지만 대구시민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이 사대주의는 어디서 왔을까?

‘한타바이러스‘는 우리나라 한탄강 유역에서 처음 확인했다는 바이러스로 설치류가 옮기는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RNA바이러스의 한 속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증이 유행하여 미군만 수천 명이 감염되고 수백 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지금까지도 의학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당시에 중공군에게도 이 감염증이 퍼져 한강 이남으로 넘어오지 못했다는 얘기도 있다. 전방에서 군대생활을 하는 동안 맞는 예방백신 주사가 있는데 우리나라 녹십자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행성출혈열 예방접종인 한타박스(Hantavax)이다. ’우한폐렴’을 못쓰게 한다면 이 ’한타바이러스’라는 단어도 세계 각국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요청해야하지 옳지 않은가? 청와대의 정책 참모들이 한타바이러스에 대해 알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몰라서 대통령이 제대로 판단하도록 조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방역보다 외교가 우선인 사람들이라서 과학으로 판단하지 않고 이 자리에 정치적 색안경을 가져다 놓았을까? 국민들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이들이 한타바이러스를 안다 하더라도 중국사대주의에 쩔어 ‘우한폐렴’이라는 단어를 허용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묻고 싶다. 왜 우리나라 ‘한탄’은 바이러스 명칭에 사용되는데 왜 ‘우한’은 안 되는가? 

과학은 계급투쟁이 아니다. 과학을 계급투쟁의 정치로 설명하려하니 신화와 미신만 남는다. 중국 특히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 때의 중국과 현재의 북한이 그렇다. 우리도 점점 그 수준으로 가고 있는 것인가? 그럴 필요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들이 바라는 통일을 이루려면 서로 수준을 맞춰야하니, 고집스런 북한의 수준을 끌어올리기보다 우리의 수준을 끌어내려 맞추는 것이 쉽지 않겠나? 현 정부에서 모든 일을 판단하면서 그 준거집단이 첫째가 북한이고 둘째가 중국인 것으로 보인다. 우한폐렴 사태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에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청원에 146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의를 했다한다. 우한폐렴사태로 드러난 우리나라의 민낯이다. 

마스크의 조달과 공급을 국가가 통제할 때

프랑스 혁명을 주도한 로베스피에르는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단두대에서 처형시키고 정권을 잡아 평민들로 이루어 진 국민공회를 이끌었다. 당시에 생필품 가격이 올라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우유가격을 올리는 상인을 처형하겠다는 시행령을 발표하여 우유가격을 잡았다. 시민들은 그의 정책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젖소 사육업자들은 사료비도 안 되는 젖소 사육을 포기했다. 우유 공급량은 줄어서 시민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그러자 로베스피에르는 사료로 사용되는 건초 값을 내리라고 명령했다. 농민들은 인건비도 안 나오는 건초 생산을 중단했다. 우유 가격은 더욱 크게 올랐다. 로베스피에르에게 보냈던 열광은 분노로 변했다. 갓난아기들에게 먹일 우유도 구할 수 없게 된 시민들은 로베스피에르에게 책임이 있다며 그를 찾아내어 단두대에서 처형했다. 이 얘기는 수요와 공급이 결정하는 가격에 국가가 오만과 객기를 부리며 개입하면 시장의 복수가 기다린다는 교훈으로, 경제원론 시간에 자주 듣는 일화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5일 어떤 한 마스크 생산업체는 ‘조달청이 생산원가 50%정도만 인정해주겠다는 구매가격을 제시하고 일일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생산 수량 계약을 요구했다며 이에 마스크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마스트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라 마스크 제조사의 공적 의무공급 비율을 총 생산량의 80%로 높이고 계약을 조달청이 전담하면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 회사는 치과용 마스크를 제조하는 회사인데, 치과에 판매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지침을 변경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과 수량을 제시해서 부득이 생산중단을 결정했다한다. 이 회사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고 급여의 1.5배를 지급해야하는 연장근무도 시키면서도, 또 최근에 마스크 대란 때문에 높아진 원자재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지 않았다 했다. 생산량의 80%를 공적 의무공급 물량으로 공급해야하니 기존의 계약을 취소해야하고 큰 손해를 보는 상황에 놓였다. 치과의사협회는 마스크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할까봐 비상이 걸렸음에 틀림없다. 이 회사의 생산 중지 선언이 보도되어 문제가 커지자 정부는 “계약서 수량 표시에 착오가 있었다”고 대응했다.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생산비용에 대한 보상은 충분치 않으면서 유통업체에는 넉넉한 이윤을 보장해줘서 형평성이 무너졌다고 호소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통마진이 적정한 수준인지 점검해보겠다’고 했다. 이것이 국가적 재난을 앞에 두고 벌어지는 우리의 민낯이다.

중국인 제자에게 걸려온 전화, “마스크 보내드릴까요?”

마스크를 사려고 수백 명이 줄을 서 몇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이 중국의 언론에도 나왔는지 북경에 살고 있는 필자의 중국인 제자에게서 ‘마스크 좀 보내드리겠다’고 주소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왔다. 할 말을 잃었다. 광장에서 열리는 집회는 막으면서 마스크를 사려고 광장에 모이게 하는 모순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모순이 어디 한 둘일까? 마스크의 약국유통에 어떤 회사가 전국 70% 이상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 회사에 대한 특혜가 아닌가 하는 논란이 일자 정부는 배송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식약처 등 관련부처와 도매업체들 그리고 약사회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최종 합의 결정했다는 형식적인 모습은 다 갖췄다. 그러나 이 회사가 특혜를 받은 것이라는 의심 끝에 회사의 대표가 누구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이 정부에서 그간의 숱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났다. 역사적 국난 속에서 이번에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빈다.

지금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마치 세월호의 선장과 같고 장관들은 세월호의 선원들 같아보인다. 세월호사태 후에도 그렇게 많은 일들을 겪고도 우리나라가 또 재난 앞에서 오판과 무능으로 일관한다면 우리나라는 얼마나 한심하고 슬픈 나라인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 산업국가인 우리나라가 마스크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의 능력부족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또 일부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이 재난을 자신이 쇼를 할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을 보고 기생충보다 못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들은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나? 대부분 열심히 국민들만 바라보고 하겠다고 한다. 국민을 위한다면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해야하고, 그 의견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공부를 좀 하셔야 한다. 능력이 안되고 공부도 안하는 사람들이 하는 정치의 결과를 지금 보고 있지 않는가?

황승연 객원칼럼니스트(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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