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대 급락, 중국-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타격...원/달러 환율은 1200원 돌파
OPEC+ 감산 합의 불발로 WTI, 10.1% 급락...배럴당 41.28달러
모건스탠리, "WTI, 30달러까지 폭락할 것"...일각에선 20달러선까지 예상

국제유가 폭락의 여파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다시 확산하면서 9일 코스피는 4% 넘게 폭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5.45포인트(4.19%) 내린 1954.77로 마감했다. 이는 2019년 8월 29일(1933.4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1조3121억원, 407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1조2744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12포인트(4.38%) 내린 614.6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92억원, 599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2155억원을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9원 오른 1204.2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폭락한 것은 국제유가가 지난 6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모인 OPEC+가 감산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10% 넘게 급락했기 때문이다. 

9일 로이터, CN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OPEC+는 지난 6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1% 급락한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이며, 2014년 11월 28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CNBC에 따르면 펜더믹 공포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인해 OPEC은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100만배럴, 50만배럴씩 추가 감산하자고 주장했지만, 러시아와 사우디 등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원유시장의 안정화 보다 시장 점유율을 최우선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이번 추가감산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우디 석유공사 아람코는 다음달부터 일일 생산량을 10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아람코의 일평균 산유량은 970만 배럴이다.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감산이 아닌,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번 감산에 합의하지 않은 이유로 미국 셰일가스 업체와의 경쟁을 꼽는다. 국제유가 급락이 러시아 보단 미국 석유산업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이슨 보도프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정책센터장은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 있어 자본적 제약에 시달리는 상황인데, 가격 전쟁까지 일어나면 파산 위기에 처한 미국 석유회사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유가가 현재 51달러 밑으로 내려간 상황이지만 지난 2년간 쓰다남은 예산이 있어 유가가 40달러 선에 접근하더라도 러시아는 정부지출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 WTI는 30달러까지 폭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CNBC는 "올해 유가 20달러 시대가 오고 있다"고 밝힌 엑손모빌의 중동 담당 선임고문 겸 드래고맨벤처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알리 케더리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 외에도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큰폭으로 하락했다.

일본의 토픽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1% 하락한 1399.97로 거래를 마쳤고,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7% 급락한 19698.76으로 마감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1% 내린 2943.29에 거래를 마쳤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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