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 '2020년 3월 경제동향' 발표..."급격한 경기 위축 진행"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 급락...증가세였던 설비투자지수도 마이너스
2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75에서 65로 집계...역대 최대의 전월 대비 하락폭
고용상황 악화 가능성 커져..."서비스업과 일용직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 축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한 폐렴 확산으로 한국 경기 전반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업과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지난 1월에서 2월로 넘어가며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하는 등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KDI는 8일 ‘2020년 3월 경제동향’을 발표했다. 여기서 KDI는 “최근 우리 경기는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고,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4월부터 ‘경기부진’ 진단을 내린 KDI는 올해 1월 ‘경기부진’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생산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소폭 상승하는 일련의 긍정적 흐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2월부터 우한폐렴 확산으로 급격한 경기 위축이 진행됐다. KDI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급락하면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내수에도 파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2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의 75보다 낮은 65로 기록됐다. 이는 역대 최대의 전월 대비 하락폭이다.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시기는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였던 2016년 2월 두 번뿐이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04.2에서 96.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조사기간이 지난달 17일까지였음을 감안하면 우한폐렴 확진자가 급증한 2월 중순 이후의 소비 위축은 더욱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지수는 지난 1월 -3.8% 감소세로 전환했다. 제조업 투자BSI는 전월 96.5에서 87.8로 줄었다. 투자심리 악화와 더불어 향후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DI는 취업자 수 감소, 즉 고용상황 악화도 우려했다. KDI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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