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C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 “北, 고체연료 생산 역량 계속 증강...ICBM용 고체연료로 옮겨갈 것”
“美국방부, 북한이 로켓에 탄저균 탑재해 공격하는 상황을 악몽같은 시나리오로 꼽는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 (VOA)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 (VOA)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거듭 시험하며 한국과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 역량과 고체연료 기술을 동시에 진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탄저균 등 생화학무기가 장착된 방사포로 한국의 항구 등을 타격해 미군 증파 통로가 마비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방사포에 사용되는 고체연료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확대 적용될 경우 미국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VOA에 “지난해 선보인 무기 시스템을 계속 시험하고 있다는 의미로 본다”며 “올해 첫 시험이라는 점, 그리고 어떤 공백도 없이 미사일 시험을 이어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올해도 분주한 한 해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역사적으로 북한은 늘 3월 초에 미사일 발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간격이 지난해 11월보다 10초 단축된 20초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발로 집중포화를 퍼부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이 연발 간격을 얼마나 더 줄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발사체의 크기를 고려할 때 연발 간격 20초는 상당히 빠른 속도”라고 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이 잇따른 미사일 발사를 통해 고체연료 기술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VOA에 “특히 북한이 고체연료 생산 역량을 계속 키우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 역량은 장거리미사일에 확대 적용할 수 있으며 북한은 단거리 전술미사일용으로 위장해 고체연료 역량을 높이는 식으로 장거리미사일용 고체연료로 옮겨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에 악몽과 같은 시나리오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사용할 고체연료를 확보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VOA에 “북한처럼 작고 면밀히 감시당하는 나라는 전쟁 발발 시 빠른 발사 능력이 필요하다”며 “스커드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주입하느라 3~4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액체연료는 기본적으로 산화제와 케로신을 사용하는 것으로 생산공정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고체연료 생산은 다량의 중금속을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렵고 지저분한 공정”이라며 “북한의 목적은 액체연료에서 결국 고체연료로 옮겨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이번 미사일 실험에서 탄두에 ‘확산탄’을 탑재했을 것이라는 추측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VOA에 “북한은 그동안 폭발력이 큰 단일 탄두를 탑재해왔고 아직까지 자탄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못 봤다”며 “확산탄은 집속탄으로 불리는 클러스터 폭탄과 같은 개념으로 단일 목표물을 강하게 타격하는 대신 상공에서 자탄을 뿌려 광범위한 범위에서 여러 소규모 폭발을 일으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기 격납고나 지하의 지휘통제시설 등 단단한 개별 목표물을 겨냥할 경우엔 단일 탄두를 사용하고 전장의 병력이나 차량, 항공기 이착륙장 등을 공격할 때는 화력을 분산시키는 자탄이 유리하지만 탄도미사일에 자탄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미사일이 궤도를 비행하는 도중 무엇인가를 분리시켜야하는 훨씬 복잡한 과정”이라며 “북한이 아직 이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에 핵무기를 장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역량 측면에서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KN-25로 불리는 초대형 방사포에 핵무기를 장착하기에는 탄두 부분이 다소 작다”며 “대부분의 전략 핵무기의 무게는 500kg 정도인데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가 이 정도 무게의 핵무기를 얼마나 멀리까지 쏠 수 있을지 모르겠으며 훨씬 가벼운 핵무기가 장착돼야 한다”고 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한국과 주한미군에 확실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명중률을 볼 기회는 없었지만 만약 명중률원형공산오차(CEP)가 100~200m 수준에 이르렀고 이번에 보여준 것처럼 빠른 속도로 집중 포화를 퍼부을 수 있다면 한국군과 미군기지 운용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 국방부는 북한이 로켓에 탄저균을 탑재해 공격하는 상황을 악몽같은 시나리오로 꼽는다”며 “부산과 현지 항구처럼 미군 병력의 증파 통로에 탄저균 공격이 이뤄지는 경우 항구에 접근이 불가능하고 미군 증파는 항공기나 다른 작은 항구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탱크와 같은 중무기 파견 속도도 덩달아 늦어질 것”이라며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올해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적용시키는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미 새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했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기도 했다”며 “당장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열병식을 통해 무엇인가를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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