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석의원 185명에 찬성 168명, 반대 8명, 기권 9명...우파정당 표방 미래통합당, 타다 금지법 처리를 당론으로 정해
정치권, 총선 앞두고 택시기사들 표 의식...택시업계 반대로 우버엑스, 콜버스, 풀러스, 카풀에 이어 타다까지 퇴출 수순
민생당 채이배 "정부가 모빌리티 산업 법에 가두려고 해...20대 국회 마지막 모습은 미래 아닌 과거로 가는 마지막 차"

 

타다가 끝내 멈춰섰다. 여야(與野)는 6일 밤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재석의원 185명에, 찬성 168명, 반대 8명, 기권 9명으로 통과시켰다. 정치권과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택시기사들의 표를 의식해 법안을 합의 통과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시업계의 반대로 우버엑스, 콜버스, 풀러스, 카풀에 이어 타다까지 퇴출 수순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 발의한 타다 금지법은 관광 목적으로 11∼15인승 차량을 대여할 때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항만일 때만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타다는 현행법에 '관광 목적'이나 사용 시간, 대여·반납 장소에 대한 별도 규제 조항 없이 '11~15인승 승합차 렌트 시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운영해왔는데, 이를 금지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공포 1년 뒤 시행하고, 시행 이후 6개월 처벌 유예 기간을 뒀다.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 현재 '타다'가 운영 중인 서비스는 상당 부분 불법 시비에 휘말리게 됐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 현재 타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1년 6개월 뒤 불법이 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쏘카를 이끌어왔고, 그해 10월부터 자회사 VCNC를 통해 승합차와 운전자를 알선해주는 '타다'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타다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이날 '타다 금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페이스북에서 "이 법안은 '타다' 같은 혁신적 영업들의 진출을 막고, 혁신을 금하는 법이다.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타다 금지법 처리와 관련해 별도의 당론을 정하진 않았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전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타다금지법 통과에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어 당론으로 찬반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타다 금지법 처리를 당론으로 정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타다금지법이라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업역(業域)을 만드는 것"이라며 "퇴행적 자세가 아니라 충분히 찬성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당론으로 찬성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타다는 그런 허가 없이 기존대로 영업하겠다는 점에서 개정안에 반대하지만, 다른 (모빌리티) 업체들은 전부 찬성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이날 밤 본회의에 상정되자 민생당 채이배 의원은 반대 토론에 나서 "4년간 대중교통을 이용해 국회로 출퇴근했고, 밤에는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가 잘 안 잡히는 주말엔 타다를 이용했다. 왜 시민들이 택시를 불편해하고 타다를 왜 좋아하는지 느꼈다"며 "수행비서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의원들도 단 며칠만 택시와 타다를 이용하면 저와 비슷하게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는 모빌리티 산업을 법에 가두려고 한다"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모습이 미래로 가는 첫차가 아니라 과거로 가는 마지막 차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찬성 토론에서 "이 법안은 결코 타다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법, 택시 혁신 촉진법"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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