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현역 20명 중 불출마자 5명에 김재원 강석호 백승주 김석기 곽대훈 정태옥 6명 컷오프로 11명 물갈이
공관위, 공천 배제 현역의원들에 타 지역구 재배치 가능성 남겨...김형오 "김재원, 애초 서울行 희망해왔다"
곽상도 김상훈 윤재옥 추경호 송언석 이만희 지역구 생환...수성乙 주호영, 甲으로 옮겨 與김부겸 재선 저지 나서
비례대표 초선 임이자, 김재원 자리 비운 상주군위의성청도 단수추천...김규환은 동구을 경선후보군서 탈락
서울 노원구을에 안철수계 비례 이동섭 단수추천, 부산 수영구 3선 유재중 컷오프後 3자 경선 결정엔 논란 여지
충남 천안시을은 신진영-이정만 경선, 박찬주 탈락...與김정호 컷오프된 김해시을에 '통합 주도' 장기표 공천

(왼쪽부터) 대구경북(TK) 지역의 미래통합당 김재원, 강석호, 김석기, 백승주, 곽대훈, 정태옥 의원이 3월6일 당 제21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심사 결과 각자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 배제됐다. 다만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들 의원에 대해 소위 '험지' 지역구로 차출할 가능성을 열어뒀다.(사진=연합뉴스)

보수정당의 아성(牙城)에서 제21대 총선 '공천 칼바람'이 불었다. 적지 않은 수의 미래통합당 대구·경북(TK) 지역 현역의원들이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통합당 TK 현역 의원 20명 중 불출마 선언자 5명에 이어 6일 6명이 추가로 컷오프돼 총 11명 물갈이가 가시화했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공관위 회의를 열고 TK 지역 공천 심사를 진행한 뒤 브리핑을 통해, 총선 불출마 선언자를 제외한 현역 의원 15명 가운데 6명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컷오프 대상에 오른 현역 의원은 김재원(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도군)·강석호(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백승주(경북 구미시갑)·김석기(경북 경주시)·곽대훈(대구 달서구갑)·정태옥(대구 북구갑) 등이다. 이날 발표에서 경북 포항 북구(현역 김정재 의원)와 포항 남구·울릉군(현역 박명재 의원)은 빠졌다.

'문재인 청와대'를 상대로 내부 비위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온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의원을 비롯해 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구을)·추경호(대구 달성군)·송언석(경북 김천시)·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등 현역의원 6명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수추천을 받아 본선행이 결정됐다.

대구 수성구을 4선(選)의 주호영 의원은 옆 지역구인 수성구갑으로 전략공천을 받았다. 수성갑은 문재인 정권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이 두번째 당선에 도전하는 지역구로, 여야 4선 중진 맞대결이 이뤄지는 격이 됐다.

자료사진=미래통합당 제공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도군에서는 현역 3선 중진 김재원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하고, 한국노총 출신으로 원내 투쟁 과정에서 적극성과 행동력을 보여온 비례대표 초선 임이자 의원이 단수추천을 받았다.

대구 북구갑에선 현역 정태옥 의원이 컷오프되고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이, 달서구갑에선 곽대훈 의원이 탈락하고 이두아 전 18대 의원이 각각 단수 추천을 받았다.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가 현역인 달서구병에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단수 추천을 받아 본선행 티켓을 쥐었다. 이와 관련 자유공화당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존 거대 야당 중심 통합) 메시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사실상 보수대통합을 깨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광림 중앙당 최고위원이 현역으로서 불출마 선언을 한 경북 안동시에는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이, 장석춘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한 경북 구미시을에는 김영식 전 금오공대 총장이 각각 단수로 추천받았다.

역시 불출마 선언자인 최교일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영주군문경시예천군에는 황헌 전 MBC 앵커가 단수추천을 받으며 본선행이 결정됐다.

TK에서 경선 지역은 6곳이다. 대구지역에서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동구을은 강대식 전 동구청장, 김영희 예비역 육군 중령, 김재수 전 농식품부 장관 3자가 경선을 치른다. 자유우파 법률가 활동을 해 온 도태우 예비후보는 아쉽게도 탈락했고, 비례대표 초선인 김규환 의원 역시 이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선 후보로 선정되지 못했다.

불출마한 정종섭 의원의 동구갑에서는 류성걸 전 재선 의원, 걸프전 종군기자 출신 이진숙 예비후보가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언론인 출신의, 천영식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전 문화일보 기자)과 '문재인 폐렴' 피켓 선거운동을 벌였던 김승동 전 CBS 논설위원장은 경선 후보 대열에 오르지 못했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대구 북구을에선 권오성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김승수 전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 이달희 전 한나라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이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겨루게 됐다.

경북 경주시에선 김원일 당 중앙위 서민경제분과위원장, 박병훈 전 경북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이 양자 대결에 돌입한다.

경북 구미시갑의 경우 구자근 전 경북도의원, 김찬영 전 경북도당 혁신위원장, 황재영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3자 경선을 치른다.

최경환 전 4선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경북 경산시에선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조지연 청년부대변인이 양자 대결을 하게 됐다.

현역 강석호 3선 의원이 컷오프된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은 박형수 전 대구고검 부장검사, 이귀영 미 연방 공인건축사 두 예비후보의 각축장이 됐다.

이완영 전 재선 의원이 직을 상실한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의 경우 김항곤 전 성주군수, 정희용 전 경북지사 경제특보가 경선에 돌입한다.

자료사진=미래통합당 제공

공관위는 이날 서울, 충남, 부산울산경남(PK) 일부 지역의 공천 또는 경선 대상자 선정 결과도 발표했다.

서울 노원구을 지역구에는 옛 안철수계 비례대표 이동섭 의원이 단수추천됐다.

유기준 4선 의원이 불출마선언을 한 부산 서구동구에선 중구영도구 공천을 신청했던 곽규택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도전에 나서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 정오규 전 당협위원장과 함께 3자 경선을 치른다.

부산진구을 지역구에서도 현역 이헌승 의원과 함께 이성권 전 17대 의원, 황규필 전 자유한국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 3명이 경선에 돌입한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사하구갑에선 김소정 전 당협위원장, 김척수 전 20대 총선 후보,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겨룬다.

수영구는 현역 3선 중진의 유재중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권성주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 이종훈 전 부산MBC 보도국장, 전봉민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 3자 경선이 결정됐다. 

다만 경선에서 배제된 예비후보군 중에서 한선심 전일의료재단 이사장(여)이 경선 대상자들의 경쟁력에 큰 의문을 제기하며 "여성우선 공천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여성 프리미엄 달라는 것도 아니다. 공정하게 경선하게만 해 달라"며 "만약에 현 3인의 경선주자보다 2배 이상 못 이기면 공천 반납하겠다"고 호소하는 등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에선 남구갑 지역구의 현역 재선 이채익 의원과 최병국 전 3선 의원의 아들 최건 변호사가 맞붙게 됐고, 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북구에선 박대동 전 19대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아 지역구 탈환전에 나선다.

경남지역에선 김해시갑 지역구 홍태용 전 당협위원장이 단수공천을 받아 현역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과 본선에서 겨루게 됐다. 

김해시을에선 통합당 신설합당 과정에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일원으로 협력했던 '영원한 재야' 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단수공천을 받아 민주당의 대항마로 나섰다. 민주당에선 이 지역구 현역인 친노(親盧) 김정호 의원을 컷오프하고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한 뒤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여영국 현 정의당 의원에게 소수점 격차로 자리를 내준 창원시성산구에선 당시 후보인 강기윤 전 19대 의원과 최응식 중앙당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양자간 경선을 치르게 했다.

앞서 충청권 공천 발표 대상에서 빠졌던 충남 천안시을의 경우 현역인 박완주 민주당 재선 의원을 상대할 본선후보 자리를 놓고 신진영 전 당협위원장, 이정만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양자 경선이 치러진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은 경선에 임하지 못하게 됐다. 그는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근거없는 '공관병 갑질설'에 휘말려 군검찰 수사까지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고, 별건수사 식으로 적용된 다른 혐의 대부분에서도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소위 '국민정서' '혐오발언'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3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 브리핑에 나선 가운데, 자료를 보고 있다. 왼쪽은 이석연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3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 브리핑에 나선 가운데, 자료를 보고 있다. 왼쪽은 이석연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날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TK지역의 컷오프 대상자들을 다른 지역으로의 재배치할 가능성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우리 기준에 맞지 않지만 그런 부분들이 있다면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특히 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의원에 대해서는 "서울로 가기를 애초부터 희망해왔다"며 서울 험지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공관위원장은 주호영 의원의 수성 갑→을 이전 출마에 대해선 동의를 받았다고 밝힌 뒤 "정치인은 결단이 필요하고, 그 결단에 따라서 한 것"이라며 "이 지역은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적지 않은 표차로 김부겸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지역구를 내어줬던 만큼, 설욕전에 있어 주 의원을 '필승 카드'로 간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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