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이완용이 아니라 임금 고종이 팔아먹었다”
“나라를 망쳐놓은 리더십, 고종을 읽으면 문재인이 보인다!”
“국가는 어떻게 패망하는가를 소름끼치도록 해부한 무시무시한 책”

대한제국 멸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주된 요인을 꼽는다면 고종과 왕비 민씨의 외교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종과 민 왕후는 영국·미국·일본 해양세력이 그토록 우려하는 러시아를 지속적으로 한반도로 끌어들여 왕권을 유지하려 했다. 그 결과 해양세력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자해(自害) 외교를 반복했다.

러시아와 손잡고 독립을 유지한다는 고종의 통치는 국제정세를 완전히 오판하여 나라를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시대착오와 과대망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 학자들은 고종을 계몽군주니, 일제에 의해 독살당할 때까지 끝까지 맞서 싸웠던 항일 군주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국왕이 궁녀 가마를 타고, 러시아 해병대의 호위를 받아가며 러시아공사관으로 도주한 아관파천을 “러시아공사관으로 목숨 걸고 떠난 망명”이라고 제멋대로 해석하고, 고종을 “불멸의 충의(忠義)를 보여준 군주”라고 미화 찬양한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식의 왜곡된 역사교육이 교단과 학계, 문화계를 점령하고 위정척사의 수구꼴통 소중화 사대주의로 범벅이 된 엉터리 민족사관을 우한 폐렴 바이러스처럼 퍼뜨린다. 이러한 엉터리 사관을 두들겨 부수고 바로잡는 화제의 책이 발간되었다. 제목은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다. 출판사는 백년동안, 저자는 펜앤드마이크 대기자로 활동 중인 김용삼이다.

“나라는 이완용이 아니라 임금 고종이 팔아먹었다”고 외치는 근대사 책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 가 출간되었다. 국가는 어떻게 패망하는가를 소름끼치도록 해부한 흥미로운 서적이다.
“나라는 이완용이 아니라 임금 고종이 팔아먹었다”고 외치는 근대사 책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 가 출간되었다. 국가는 어떻게 패망하는가를 소름끼치도록 해부한 흥미로운 서적이다.

우리 근대사를 세계사와 시각에서 와이드하게 조망한 책

이 책은 1840년 영국과 청나라의 아편전쟁에서부터 대한제국 멸망의 과정까지를 다루고 있다. 조선(대한제국)이 체제 모순으로 멸망하는 과정을 국사학자들처럼 개미 똥구멍만한 일국사(一國史)적 시각이 아니라, 세계사와 동아시아 관계사 시각에서 와이드하게 조망한다. 그가 조선(대한제국)의 멸망을 바라보는 관점은 세계사적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19세기 후반, 자멸 외교의 주인공은 고종과 그의 부인, 후에 명성황후로 추존된 왕비 민 씨였다. 자멸 외교의 주인공을 국왕 한 사람이 아니라 왕비까지 두 명으로 선정한 이유가 있다. 서울에 주재한 외교관들은 고종을 ‘왕비 민 씨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손오공’으로 평했다. 고종이 자기 아버지 흥선대원군을 내쫓고 친정(親政)을 개시한 1873년 이래, 거의 모든 국가 외교의 기획자 혹은 결정권자는 고종이 아니라 왕비 민 씨였기 때문이다.

당시의 세계정세는 패권국 영국과, 그에 도전하는 러시아가 주인공이었다. 러시아가 ‘국익 실현’을 위해 바다로 밀고 나오려 할 때마다 영국은 그들의 앞길을 틀어막았다. 이것이 영국과 러시아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벌인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의 핵심 이슈였다.

고종 부부는 세계질서의 패러다임을 이해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완전 결여되어 있었다. 그들이 이처럼 엄중한 사실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그토록 집요한 러시아 추종외교를 한 번쯤은 뒤돌아보고 반성할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동아시아의 질서를 좌우하던 청나라는 영국과 두 차례 아편전쟁으로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 이 와중에 ‘쪽발이 왜놈’으로 멸시해 왔던 일본이 한반도를 노리고 달려들기 시작한다. 정신적 고아 신세가 된 고종 부부는 미국이 새로운 아버지의 나라, 대형(大兄)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했다. 그들은 미국에 손을 내밀었으나 차갑게 거절당한다. 영국에게는 곳간 탈탈 털리는 압박과 모욕만 당했다.

저자 김용삼은 역사를 바로 가르치지 않으면 같은 고통을 그 국민들이 또다시 져야한다는 것을 목매게 외치는 광야의 역사가다. 현재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이승만학당 교사로 활동중이며, 지난해 화제를 몰고 왔던 『반일종족주의』의 공동저자다.
저자 김용삼은 역사를 바로 가르치지 않으면 같은 고통을 그 국민들이 또다시 져야한다는 것을 목매게 외치는 광야의 역사가다. 현재 펜앤드마이크 대기자, 이승만학당 교사로 활동중이며, 지난해 화제를 몰고 왔던 『반일종족주의』의 공동저자다.

고종과 민 왕후, 러시아 끌어들여 자멸

이 세상 누가 소중화 조선의 왕실을 구해줄 것인가? 노심초사하던 와중에 청나라 외교총책 리훙장(李鴻章)이 조선에 보낸 책사 묄렌도르프가 “당신들을 구해줄 수호천사는 러시아”라고 속삭인다. 묄렌도르프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 고종과 민 왕후는 앞뒤 잴 것 없이 러시아와 손잡는다. 극비리에 두 차례나 밀약 체결도 추진한다.

황준셴(黃遵憲)이 “러시아를 조심하라.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해 중국과 친하고, 일본과 손잡으며, 미국과 이어지라”고 『조선책략(朝鮮策略)』이라는 책까지 써 줘 가며 경고했는데, 고종과 그 조언과는 정 반대 길로 질주한 것이다.

고종과 민 왕후가 덜컥수를 둔 ‘러시아와 손잡기’ 외교는 국제적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러시아 입장에선 횡재나 다름없었다. 한반도를 통해 영국의 방해를 받지 않고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뻥 뚫렸기 때문이다. 비상이 걸린 영국은 1885년 거문도를 점령한다. 이 조치는 “너희들, 조선을 통해 태평양으로 나오면, 그 즉시 물고기 밥으로 만들겠다”는 영국 식 경고였다.

난감해진 러시아는 유럽 쪽 러시아와 극동 러시아를 해상로가 아닌, 육로로 연결하겠다고 선포한다. 이름하여 시베리아 횡단철도. 장장 9,334킬로미터의 철도 건설을 통해 유럽과 동아시아를 잇는 대역사가 시작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완공되면, 러시아는 반드시 종착역을 연중 4계절 얼어붙지 않는 항구로 연결할 생각이었다. 그 대상지는 부산 혹은 마산이었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조선에 건설되는 철도의 궤도(레일) 폭을 유럽형인 표준궤(4.5피트·약 133센티미터)가 아니라, 시베리아 횡단철도·동청철도와 동일한 광궤(5피트·약 150센티미터)로 건설하라고 조선 조정에 압력을 넣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건설 소식에 일본이 경악한다. 부산 혹은 마산에 러시아제국 깃발이 휘날리고, 코샤크 기병대 말울음 소리가 현해탄 건너에서 들려오는 날이 일본이 러시아에게 침략 당하는 날이 될 것이 분명했다. 전쟁을 해서라도 러시아의 한반도로의 남진을 저지해야 한다는 일본의 입장은 영국의 이해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1902년, 영·일 동맹은 그렇게 성사되었다.

영국은 한반도를 향한 러시아의 남진을 봉쇄하는 임무를 일본에게 맡긴다. 국제 관계에서 공짜 점심은 없는 법이다. 당연히 그 대가가 필요했다. 영국은 일본이 러시아를 물리친 다음, 대한제국의 관리를 일본이 담당하는 것을 묵인한다. 대한제국을 일본의 식민지로 넘기는 거래가 성립된 것이다.

일본은 영국을 대신하여 뤼순(旅順) 203고지에서, 랴오양(遼陽)과 봉천(瀋陽)에서, 쓰시마 해협에서 국운을 걸고 러시아와 싸웠다. 20만 명의 일본군이 죽거나 다치고, 20억 엔의 전비를 투입하는 격전 끝에 일본은 간신히 승리했다. 러·일전쟁의 결과 한반도를 통한 러시아의 남진은 저지되었고, 일본은 그 전리품으로 대한제국을 차지했다. 이것이 숨길 수 없는 망국의 민낯이다.

나라를 망쳐놓은 리더십, 고종을 읽으면 문재인이 보인다!
나라를 망쳐놓은 리더십, 고종을 읽으면 문재인이 보인다!

대한제국이 왜 망했는지도 모르는 무식한 족속들

현실 역사가 이렇게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일제의 침략성을 망국의 첫째 원인으로 꼽는다. 이 대목에서 ‘일제의 침략성’이 아닌 다른 이유를 댔다간, 당장 “너 친일파지?”하는 공격이 날아온다.

일제의 침략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몇 가지 소도구가 동원된다. 우선 조선은 자신들의 힘으로 자생적 근대화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구름 잡는 주장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고종 계몽군주설이 화려하게 등장한다. 고종은 전력투구하여 자생적 근대화를 추구했으며, 나름의 성과를 내려는 순간, 일제가 침략 본성을 발휘하여 대한제국을 겁탈했다는 설이다.

이러한 가설을 현실화하기 위해 오랜 기간, 상당한 뜸을 들여 완성시킨 것이 항일 무장투쟁론이다. 일제의 침략에 저항하기 위해 거국적으로 벌였다는 항일 무장투쟁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단재 신채호, 약산 김원봉,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시고, 낙엽으로 전투함을 만드시며, 모래알로 쌀밥을 지으시는 신출귀몰 백두혈통의 항일 명장 김일성 장군의 항일투쟁이 그 무엇을 초월하는 으뜸 가치로 세상을 지배한다.

한 시절 제국을 경영한 나라와, 제국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나라의 국민성은 완연히 다르다. 제국을 경영해본 나라의 국민성은 당당하고 긍정적이다. 반면, 식민 지배를 당했던 나라의 국민들은 굴곡이 심했던 자신들의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하기가 두렵고 창피하다. 때문에 기회만 나면 탈출구와 핑계를 찾는다. 우리에게 닥쳤던 불행을 ‘내 탓’으로 여기지 않고 지정학적 요인이니, 냉전체제니 하면서 ‘남의 탓’으로 돌리면서 말이다.

책 제목을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로 정한 까닭은?

책 제목을 『지금, 천천히 고종을 읽는 이유』로 정한 이유가 범상치 않다. 저자는 근대사에서 러시아 추종 외교로 인한 대한제국의 패망과, 현재 문재인 정권의 반미친중 외교를 동일한 레토릭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 출범 이후 가장 노골적인 반미‧반일 그리고 친중‧종북 정권이다. 그러한 이념적 성향을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덕분에 21세기 중반을 향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또 다시 외교 파탄으로 인한 망국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그 첫 단추는 민족감정이 응어리져 있는 반일 외교로 불꽃이 튀었다. 반면에 중국과는 더 이상 좋아지기 어려울 정도의 ‘완전 결합체’를 향해 일로 전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약속했다는 ‘3불(不)합의’는 지금까지 견고하게 유지해 왔던 한·미·일 삼각 동맹에서 이탈하여 중국에 투항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9~20세기 초의 세계 패권국은 영국이요, 패권에 도전하는 나라는 러시아였다. 20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패권국은 미국이요, 그에 도전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지금 전 지구적 차원에서 미국에 의한 중국 포위 전략, 미·중 간 신냉전의 와중에 19세기 말과 거의 동일하게 한반도가 그레이트 게임의 ‘태풍의 눈’이 되었다.

이 와중에 한국 좌익 정권의 계보를 잇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이 한·미·일 해양 삼각동맹을 파기하고 친중·종북 외교로 방향을 틀었다. 이것은 이승만·박정희 두 대통령이 심모원려 끝에 이룩한 한·미동맹의 근본적인 파기 행위다. 문명사적 차원에서 보면 해양동맹에서 대륙동맹으로의 회귀를 상징한다. 이것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이탈하여 군국주의·전체주의로의 체제변혁을 뜻한다.

아직도 답습되고 있는 거짓 역사

문재인 정부가 중인환시(衆人環視)리에 벌이고 있는 한·미·일 동맹에서의 이탈 및 중국 투항외교는 선조(임진왜란), 인조(정묘‧병자호란), 고종(대한제국 패망)의 뒤를 잇는 자멸 외교의 제4탄에 해당한다. 그것은 루쉰(魯迅)의 소설 주인공 아Q가 말한 ‘정신승리법’ 외교의 완벽한 부활이다.

저자 김용삼은 문재인 정부의 중국 투항외교를 구한말 고종과 왕비 민 씨의 나라 말아먹는 ‘정신승리 외교’와 완벽한 닮을꼴로 본다. 그 결말이 어떻게 되리란 것쯤은 이미 우리 근대사가 그 정답을 명쾌하게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그 길로 질주하는 것을 저자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참으로 무지한 족속”으로 비판한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다.

저자 김용삼은 우리 역사가 역사전문가들에 의해 거짓으로 분칠해져 왔음을 지적하고, 연구하고 고쳐 기록하는 근현대사 탐구가다. 역사를 바로 가르치지 않으면 같은 고통을 그 국민들이 또다시 져야한다는 것을 목매게 외치는 광야의 역사가다. 조선일보 기자, 시사월간지 <월간조선> 편집장을 거쳐 현재는 이승만학당 교사, 펜앤드마이크 대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 『이승만과 기업가시대』, 『이승만의 네이션빌딩』, 『박정희혁명(상·하)』, 『김일성 신화의 진실』 등의 역작을 써냈으며, 지난해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몰고 왔던 『반일종족주의』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자자 김용삼은 현재 근현대사 시리즈를 집필 중이다. 개항 이래의 우리 역사를 세계사와 병치하면서, “역사에 무지한 국민은 올바른 미래를 선택할 수 없다”는 그의 생각을 역사서로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홍준표 기자 hongjp112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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