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는 19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 금액 공개...서울 선호입지 아파트 세부담 크게 늘어
공시가격 현실화율 30~40% 오를 전망...보유세 부담도 최소한 그만큼 늘어
매물증가 효과 기대하기 어려워..."결국 꼼짝 못하게 하고서 세금만 더 거둬들이겠다는 심산"

정부가 이달 중순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 금액을 공개한다. 올해 보유세의 향방을 가늠하는 과세 지표여서 아파트 소유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 금액을 오는 19일 공개해 소유자들의 의견을 접수한다. 이미 정부는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현행보다 대폭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정부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예정가 기준으로 서울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4.16% 올랐다. 이는 지난 2007년(28.45)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한국감정원이 같은 시기 서울 아파트값이 8.03% 상승했다고 발표한 것과도 큰 차이가 있었다. 당시 정부는 시세 12억원 이하 아파트는 시세 상승분만큼만 공시가격을 올렸지만, 12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시세 상승분에 현실화율까지 동시에 높임으로써 아파트값 상승폭 이상의 공시가격 인상을 의도했다고 밝혔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공시제도 개편안을 통해 아파트 금액대별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시세 9억∼15억원은 70%, 15억∼30억원은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고가 아파트일수록 현실화율을 평균 이상으로 높인다는 것이다.

강남권은 물론이거니와 올해 15억원을 돌파한 아파트들이 밀집한 마포·용산·성동구 등 일명 ‘마용성’ 일대와 동작구·광진·영등포(여의도동)·양천구(목동) 등 서울의 선호입지 아파트들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실거래가가 15억∼16억원이었던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5㎡의 경우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75%를 반영하면 작년 공시가격 8억4천800만∼8억6천400만원에서 올해에는 11억∼12억원 선으로 30% 급등한다.

그만큼 보유세도 뛸 전망이다. 앞서 예로 든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5㎡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4천800만원에서 올해 11억5천만원으로 35.6% 뛴다고 가정할 경우 보유세는 작년 230만원 선에서 올해 331만원으로 43.6%나 오른다.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훨씬 가중된다. 서울 선호입지 아파트를 2채만 갖고 있어도 보유세 부담은 어지간한 고액 연봉의 직장인이라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매물증가 효과는 가시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은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주택에 한정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지 않는 소유주들은 매도함으로써 토해내야 할 양도세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서울 아파트 소유주들이 집을 매도하지 않고 버틸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결국 꼼짝 못하게 하고서 세금만 더 거둬들이겠다는 심산”이라고 설명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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