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농담인지 공식 미북대화 임박인지 분명치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Getty Images ban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언론인 단체 그리다이언(Gridiron) 클럽 주최 연례 만찬에서 6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며 농담으로 가득 찬 연설을 하던 도중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우리(미-북)는 대화를 하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들이 전화를 걸어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대화를 하게 되겠지만, 비핵화를 하라고 말했다. 비핵화를 하라고(Now we are talking and they, by the way, called up a couple of days ago. They said that 'we would like to talk.' And I said ‘So would we, but you have to denuke, you have to denuke)"라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계기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등에서 '미국과 대화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등이 이에 '비핵화 전제 대화' 입장 재확인으로 선을 그은 북핵 외교상황을 비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도 그의 이날 발언이 농담인지 아니면 공식적인 미-북 대화가 임박했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떤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는지 보게 될 것"이라면서 "김정은과의 직접적 대화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뒤 "미치광이를 다루는 위험에 관한 한 그건 그(김정은)의 문제이지 내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김정은과 대화' 발언은 비핵화 미북대화를 견인한다는 목적을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오는 5일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4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조금 앞두고 나온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과 함께 1박 2일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6일 귀국 보고를 한 뒤 다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에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그리다이언 클럽에 참석해 약 35분간 연설을 했으며 북한 관련 발언은 연설 말미에 언급됐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일반적으로 그리다이언 클럽에서 유머를 섞은 연설을 해왔으며 새로운 정책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무조건적인 대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항상 대화를 믿는다"며 김정은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 측이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인 미북대화라면 언제든 열려있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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