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후 칼럼] 중국의 ‘책임 전가’와 ‘우한폐렴’(武漢肺炎) 용어의 당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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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3.05 10:50:36
  • 최종수정 2020.03.0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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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작됐지만 중국이 발원지라 단정할 수 없다”는 ‘사스 영웅’ 중난산, 中 공산당에 충성 맹세한 골수 공산주의자
“‘우한폐렴’을 ‘신종코로나’ 등의 용어로 바꿔 부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韓·日에 책임 전가하려는 中 선전에 놀아나선 안 돼
박상후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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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한 폐렴의 책임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기 시작했다. 사스 퇴치의 영웅으로 분식돼 있는 중난산(鍾南山) 중국 국가위생고위전문가 조장은 지난 2월27일 광저우의대가 주최한 브리핑에서 ‘코로나바이러스’[冠狀病毒]는 비록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중국이 발원지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난산은 골수 공산당원으로 국제 여론 선전전(宣傳戰)의 선봉에 서 있다. 지난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그는 광저우의대(醫大) 부속 제1병원 의료진들의 입당 선서식에 참여해 “당과 인민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영원히 당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쳤다. 그러면서 의료진들에게 “지금이야말로 당이 여러분을 필요로 한다. 돌격할 때가 됐다”고 훈시했다.

중국을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로 단정할 수 없다는 중난산의 발언이 있은 직후 중국은 2월26일부(附)로 세계 각국의 신규환자가 중국을 초과했다면서 환구시보 같은 관영매체를 동원해 한국, 일본, 이란, 이태리 같은 몇몇 국가의 방역속도가 더디다고 다그쳤다. 중국의 방역을 따라오지 못 한다는 요지였다. 중국은 현재 우한, 후베이를 제외한 전지역에서 기업들의 업무복귀[復工]를 강제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해 산업생산을 멈추면 경제가 아예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상하이, 광동, 선전, 원저우 등지에서는 표면상 근로자들이 업무에 복귀는 하고 있지만 눈속임이 아주 심각하다. 공식발표수치로는 80%정도의 업무복귀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내부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여기저기서 집단감염으로 조업을 중지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도시 봉쇄로 유랑하던 수많은 농민공들은 직장에 복귀해 혹여나 확진판정이라도 받으면 격리에 따른 부담금과 실직이 두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중국 각지의 전염병 상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광저우에서는 폐렴이 완치돼 퇴원한 환자들이 다시 양성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업무복귀로 인한 직장내 집단감염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중국 광저우의대 소속 중난산.(사진=연합뉴스)
중국 광저우의대 소속 중난산.(사진=연합뉴스)

일본의 공중감염의학 전문가 니시우라 히로시(西浦博) 홋카이도대학 교수는 중국인들의 조업 개개로 새로운 전파 가능성이 급증했다면서 3월부터 시작해 오는 5월 말까지 하루 확진 건수가 230만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중국의 우한폐렴 감염 규모는 5억5천만에서 6억5천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결코 중국발(發) 우한폐렴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봐서는 안 된다.

중국이 자국보다는 다른 나라들이 오히려 문제라고 선언한 지난 2월26일 ‘중국의 대변인‘이라는 조롱을 받는 세계보건기구 WHO도 여기에 장단을 맞췄다. 중국이 전염병이 심각한 지역 출신의 외국인들에 대해 격리조치를 취한 시점도 이 때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우리교민 아파트에는 한국인 출입금지란 푯말이 나붙고 출입문을 봉하기도 했다.

중국의 관영매체에서는 ‘우한폐렴’(武漢肺炎)이란 표현도 일제히 사라졌다. 자국을 발원지로 단정할 수 없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冠狀病毒]란 용어로 통일했다. 공산당의 대표적인 용어기만전술인 것이다. 이에 대해 고든 창(Gordon Chang)은 지난 2월29일 현존중국위기위원회(CPDC)에 출석해 중국의 입장을 반박했다.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린 배후라는 황당한 음모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론을 중난산이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고 위험한 선전전을 중국이 펼치고 있는 것은 시진핑이 궁지에 몰려 매우 절망적인 상태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일본 자민당 소속 참의원 야마다 히로시(山田宏)의원도 지난 4일 일본 국회에 출석해 중국 우한발(發) 신종폐렴은 마땅히 ‘우한폐렴’(武漢肺炎)이라 호칭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종코로나’ 또는 ‘COVID-19’같은 호칭은 발원지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여러 중국 매체에서 ‘우한폐렴’이란 용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중국의 의도는 전 세계 전염병 상황이 엄중하게 된 탓을 일본과 한국의 대응에 돌리기 위한 노림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형코로나와 같은 애매한 용어를 사용하면 원인을 규명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야마다 히로시라는 일본정치인이 이웃나라 한국의 입장도 함께 대변해 준 셈이다.

중국어로 ‘냄비’를 뜻하는 ‘궈’[鍋]는 책임을 뜻하는 은어로, ‘냄비를 던진다’는 뜻의 ‘솨이궈’[甩鍋]는 책임을 남에게 떠넘긴다는 의미다. 지금 중국은 세계보건기구와 손잡고 ‘우한폐렴’(武漢肺炎)이란 용어에서 중국책임론을 희석하기 위해 우한(武漢)이란 지명을 쏙 빼고 ‘신종코로나’ 또는 ‘COVID-19’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피해자인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라면 중국의 책임 떠넘기기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신종코로나’가 아닌 ‘우한폐렴’(武漢肺炎)으로 부를 수 있는 ‘정명’(正名·명칭을 올바로 함)의 당위성 앞에서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언론인·前 MBC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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