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포인트씩 내린다는 기존 원칙 벗어나...2008년 12월 이후 처음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연합뉴스 제공)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는 0.25%포인트씩 내린다는 기존 원칙을 벗어난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 인하다. 그만큼 연준이 우한폐렴 공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1.00~1.25%로 0.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오는 18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 앞서 기습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처럼 정례회의를 거치기 전 별도로 금리를 인하를 발표한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연준은 보통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에 따라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한다. 그러나 이번엔 우한폐렴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위기라 판단하고 0.5%포인트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런 리스크의 관점에서, 그리고 최대의 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FOMC가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FOMC는 진전 상황과 경제 전망에 미칠 함의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수단을 사용하고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하 결정 직후 회견에서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의 강도와 지속성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고 상황은 유동적"이라며 "FOMC는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달라졌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하며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기준금리 이외에 다른 정책수단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양적완화(QE) 재개'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주요 7개국'(G7) 정책당국자들의 공동성명 발표 직후에 이뤄졌다.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오전 콘퍼런스콜을 가진 후 공동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일각에선 조만간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도 금리인하 혹은 통화완화 조치를 발표할 것이란 예상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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