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가 기자회견에서 일부러 보여준 '박근혜 시계'는 가짜"...왜, 누구와 짜고 이런 '연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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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우한폐렴’ 사과 기자회견 자청해 ‘박근혜' 이름 적힌 시계 의도적으로 계속 노출
겨울인데도 양복 안 반팔 셔츠 입고 유달리 큰 손동작으로 반복적으로 시계 보여준 이만희
이재만 前 靑총무비서관, 공식 성명 통해 "이만희가 차고 나온 시계는 '가짜 박근혜 시계'다"
"진품 시계는 색상이 금색이 아니라 은색, 모서리 버튼의 디테일과 시계줄의 디자인도 다르다"
정품 '박근혜 시계' 알거나 소장한 인사들도 일제히 "이만희가 차고 나온 시계는 가짜 박근혜 시계" 단언
김진태 의원 "현 정권서 고발당한 이만희, 박근혜 유착 관계 강조해 정권에 ‘나 좀 잘 봐 달라’ 메시지 전한 것"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 "혹세무민의 시대. 누가 어떤 의도로 기획,참여했는지 궁금하다"
‘우한폐렴’ 파문으로 궁지 몰린 집권세력 일각에서 4.15 총선 앞두고 벌인 '정치공작' 의혹도
이만희 기자회견 진행되면서 대다수 매체들, '박근혜 시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 쏟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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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 경기도 가평 소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소유 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관련 신천지 측 사과 기자회견장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차고 나온 손목 시계가 정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이 총회장은 마치 보란듯이 박근혜 전(前)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사진=연합뉴스)

일명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중국발(發)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관련해 논란의 한 축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89)이 2일 사과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손목에 차고 나온 소위 '박근혜 시계'가 가짜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만희 총회장이 어떤 목적을 갖고, 또 어떤 세력과 손잡고 이같은 '연출'을 벌였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4.15 총선을 40여일 앞둔 시점에서 '우한폐렴' 파문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국민적 공분의 대상 중 한 명인 이만희 총회장이 벌인 '박근혜 시계 사기극'은 특정 세력과 결탁한 '정치 공작' 의혹이 농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날 오후 3시 경기도 가평 소재 ‘신천지’ 소유 연수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만희 총회장은 “여러분들께 뭐라고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신천지’에서)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는 표현으로 최근 ‘신천지’를 둘러싼 ‘코로나19’ 관련 논란에 대해 대(對)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에 박근혜 전(前)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가 있는 손목시계를 차고 나와 국내의 많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특히 겨울인데도 양복 안에 반팔 셔츠를 입고 나왔고 유달리 손동작을 크게 하면서 의도적으로 손목시계를 반복적으로 노출시켰다. 마치 이 총회장이 ‘내 손목에 있는 시계 좀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듯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때문에 그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상당수 언론이 이 시계를 소위 '박근혜 시계'로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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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모 중견기업 고위 임원이 펜앤드마이크 기자에게 보내온 정품 ‘박근혜 시계’의 모습. 진품 시계는 이만희 총회장이 착용한 시계와 비교해 색상과 디자인 등에서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사진=제보) 

그러나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장에 차고 나온 손목시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중 청와대가 제작해 배포한 정품 시계가 아니라는 사실이 몇 시간 안에 밝혀졌다.

박근혜 정부의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이날 오후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나온 시계는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기념품 시계가 아님을 확인해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식 성명을 통해 “오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장에 착용하고 나온 시계가 박근혜 대통령 시계라는 일부 언론보도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을 확인해 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재만 비서관은 성명에서 “박근혜 대통령 시계는 국내 한 중소기업 시계 업체에서 남성용, 여성용을 각각 하나의 디자인으로 제작하였으며, 2013년 첫 제품부터 2016년 마지막 제품까지 디자인이나 색상을 변경한 적이 없고, 단일의 제품만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본사를 둔 모(某) 중견기업의 고위 임원이 펜앤드마이크 기자에게 보내온 ‘진짜’ 박근혜 손목시계는 한 눈에 봐도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장에 착용하고 나온 손목시계와 모양과 색상이 사뭇 달랐다. 우선 ‘날짜’를 표시하는 기능이 정품 ‘박근혜 시계’에는 없었다. 색상에 있어서도 이만희 총회장이 착용한 손목시계는 금빛이 도는 것이었는데, 정품은 은빛이 도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 총회장이 지난 박근혜 정권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청와대 기념 손목시계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현(現) 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으니, ‘나 좀 잘 봐 달라’는 메시지 아니었을까?”라는 게시물을 게재, 이 총회장에게 제기된 의혹에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은 또 이만희 총회장을 향해 해당 시계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국민을 상대로 저열한 정치공작을 시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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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착용하고 나온 ‘가짜 박근혜 시계’ 관련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의 긴급 논평 내용.(이미지=김진태 공식 페이스북 캡처)

허현준 전(前) 청와대 행정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혹세무민의 시대라며 시진핑, 문재인 집권세력, 신천지 이만희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화신들이 속임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대국민 기자회견 때 이만희는 보란듯이 시계를 차고 나왔다며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 전에 철저히 계산하고 또 준비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전 행정관은 또 “언론이 (이 총회장의 시계에 관해) 대서특필하고, 그것을 받아 더불어민주당과 대깨문(문재인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들을 일컫는 말)이 미래통합당을 신천지와 연계해 집중 공격하리라는 것도 (이만희 총회장은) 알았을 것이라며 어떤 의도로 누가 기획·참여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도 논란이 커진 이날 밤 자신이 소장한 박근혜 정부 시절의 ‘정품 대통령 시계’와 비교, 확인한 뒤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손목시계는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우한폐렴 사태'와 관련해 관련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이 사태의 책임을 ‘신천지’ 측으로 돌리는 동시에 ‘신천지’와 지난 정권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사이의 유착 관계를 강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한폐렴 사태'의 책임 소재를 새누리당의 후신 격인 현 야당 미래통합당으로 전가하고자 하는 전략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때문에 이 총회장의 이날 착용하고 나온 손목시계에는 모종(某種)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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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착용한 손목시계 관련 뉴스를 다룬 기사들. 이들은 모두 이날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장에 차고 나온 손목시계가 ‘박근혜 시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이미지=네이버 뉴스 검색)

한편, 국내 여러 언론매체는 이날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가 ‘박근혜 시계’라며 이 총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의 친밀한 관계 등을 암시하는 듯한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박근혜 시계’와 ‘이만희 시계’ 등의 관련 검색어의 포털 검색어 순위가 단번에 상위에 랭크됐다.

KBS는 이날 관련 보도에서 “이 총회장이 기자회견 도중 사과의 의미로 절을 하는 과정에서 이 총회장이 손목에 찬 시계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시계인 이른바, ‘박근혜 기념 시계’인 것이 확인돼 누리꾼들 사이에서 종일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를 비롯, 오마이뉴스와 노컷뉴스, 뉴시스, 아시아경제, 경향신문 등도 관련 기사에 ‘박근혜 시계 찬 이만희’라는 문구를 넣은 표제를 붙였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가 정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만큼, 이들 언론사들이 과연 어떤 내용의 후속 보도를 낼지도 주목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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