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함 A중사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 사실 드러나자 '함상 대기' 조치
음성 판정받은 A중사 격리, 근무자 전원 함정 밖으로 못 나가
대한의사협회 "무증상자나 잠복기인 장병 얼마나 될지 몰라"...조치 철회 권고
28일 동안 요코하마항에 강제 정박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확진자 705명과 사망자 6명 속출

해군이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한 장병을 ‘함상 대기’ 조치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학계 인사들은 제2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해군은 천왕봉함에서 근무 중인 A중사가 이동자제 지침을 어기고 우한폐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밝혀지자 ‘영내 근무’ 조치를 내렸다. 또 천왕봉함을 포함한 전국의 전투함과 잠수함 등 함정 150여 척 장병들에게 일제히 함상 대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함정에 근무 중인 장병 전원은 오늘부터 함정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지난달 22일 해군의 이동 자제 지침을 어긴 A중사는 경남 진해에서 창녕으로 이동해 추후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지인을 만났다. A중사는 우한폐렴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해군은 A중사를 격리 조치하고 천왕봉함 근무자 전원에게 함상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해군 함정에서 근무 중인 군의관 대다수와 대한의사협회는 해군의 결정에 대해 우려를 공통적으로 표명했다. 해군은 “외부에서의 감염요인을 차단하려는 최선의 조치”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제2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될 수도 있는 결정이라며 신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3백 명 가까이의 장병들이 장시간동안 공동 생활하는 공간에 우한폐렴 바이러스 무증상자나 잠복기인 상태의 장병들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함상 대기’ 조치는 해당 함정을 최악의 경우 배양접시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해군 작전사령부에 함상 대기 조치를 철회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3천70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이 승선 중인 영국 선적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내부에서 우한폐렴이 집단 발병하자 일본 요코하마항에서 28일 동안 강제로 정박 조치 당했다. 일본 당국의 방침에 따라 집단 격리 상태에 놓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선내 확진자 705명과 6명의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국제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2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탑승자 전원에 대한 하선을 끝마쳤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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