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前 대통령 재임 기간중 부통령 지낸 조 바이든에게 흑인 지지층 결집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29일(미국 현지시간)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은 29일(미국 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前) 미국 부통령이 이날 남부(南部)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치러진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프라이머리 개표 결과(100%) 득표율은 각 후보별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48.4%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19.9% ▲톰 스타이어 11.3%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밴드 시장 8.2%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7.1%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3.1% 등의 순(順)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대표로 출마하게 될 후보를 가리는 세 차례의 당내 경선(競選)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됨에 따라 다수 언론이 “바이든에게 기사회생(起死回生)과도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는 평을 쏟아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같은 약진(躍進)의 배경에는 흑인 지지자층의 결집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체 인구 가운데 흑인 인구가 3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 파트너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흑인 표가 몰린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ABC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출구 조사에 응한 흑인 유권자 가운데 60% 정도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표를 줬다고 답했다.

이같은 선전(善戰)에 힘입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커다란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이는 당신들의 선거이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는 표현으로 지지자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또 “향후 수 일 안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날을 맞이하게 된다”며 “우리의 미국을 되찾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바이든이 말한 ‘중요한 날’이란 오는 3일 전미(全美) 14개주(州)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예비 선거일(‘수퍼튜즈데이’ 또는 ‘수퍼 화요일’)를 말한다.

한편,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2위로 밀린 샌더스 상원의원은 “첫 경선이 치러진 아이오와주(州)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이어서 뉴햄프셔주(州)와 네바다주(州)에서도 승리를 거뒀지만, 모든 주에서 이길 수는 없는 법”이라며 자기 위안을 했다. 샌더스는 이어서 “앞으로도 패배를 경험할 것”이라면서 “오늘 밤만큼은 바이든을 축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 금융 부호 출신의 억만장자로 화제를 모았던 스타이어 후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이 끝난 후 “대선에서 이길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민주당 경선 후보에서 사퇴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