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을 與후보는 김민석, 통합당 후보는 박용찬...이정현 "공천 발표 전 黃과 접촉해 의지 전달했다"
"헌신, 희생, 양보는 이정현의 전유물 아니다...정치 이전에 인간적인 예의부터 배워야" 요구
"黃, 文정권 심판 야권연대 구축 위해 안철수-박주선-정동영-유성엽까지 수평적 원탁 회의를" 주장도

제21대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전남 순천시를 떠나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했다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출사표에 '양보'했던 이정현 무소속 3선 의원이 1일 서울 영등포구을(乙) 지역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영등포을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민석 전 민주당(원외) 대표가 3선째 도선에 나선 지역구이다. 

이정현 의원은 보수정당 출신으로서 이례적으로 반(反)보수정당 성향이 강한 전남 지역구에서 두차례 당선됐었고, 호남 출신으로선 최초로 통합당 전신인 옛 새누리당의 대표를 지냈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결의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탈당한 채 무소속을 유지해왔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총선에서 대한민국 입법부 국회가 위치한 정치 1번지, 영등포을 선거구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영등포구을 선거구는 대한민국 입법부인 국회가 위치한 사실상의 정치1번지"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리고 있는 법치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이번 총선에서 전략적 요충지"라고도 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3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정론관에서 서울 영등포구을 총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운동권 극진 정치세력을 제압해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견제하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특히 "영등포구을 선거구에서 집권 세력을 제압하지 못하면 전체 선거 판세, 특히 기꺼이 야당 대표에게 양보한 종로구 선거도 제대로 치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당은 영등포구을 선거구에 대해 후보등록 직전까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수평적 야권 연대 결합에 더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통합당이 현재 영등포을 후보로 박용찬 당 대변인을 공천해둔 것을 철회하라는 의미다.

이 의원은 "공천 발표 전 여러 차례, 여러 경로를 통해 영등포을 선거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드렸고 정치 개혁 부분에 있어 최대의 관심임을 말씀드렸다"며 "제가 야권 전체 수평적인 연대 차원에서라도, 혹은 입당을 해서라도 출마를 이쪽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공천을 철회하고 제가 야권 단일후보로 뛸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지금 상태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접촉한 통합당 인사가 황교안 당대표라고 전하며 "제가 접촉한 게 아니라 그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했고 황 대표를 포함한 상당하게 중요한 채널 쪽에서 만나자고 얘기했다. 당연히 제 진로에 대해 물었고 저는 영등포을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고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신, 희생, 양보는 이정현의 전유물이 아니다. 항상 나만 그렇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통합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정치 이전에 인간적인 예의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영등포을에서는 '무조건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통합당에 양보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허약하고 취약한 통합당을 포함한 야권은 어떤 형태로든지 문재인 정권 심판 야권 연대를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 안철수, 황교안 또는 박주선, 정동영 혹은 유성엽까지 수평적 원탁 회의를 열어서라도 연대를 구축하고 무소속을 포함한 여러 선수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존 통합당을 넘어 호남권 좌파 정당 정치인들과도 반문(反문재인) 선거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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