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국가 거론하진 않았지만...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우한폐렴 확진자 수 많다는 점 고려해봤을 때 가능성 농후
입국 제한 현실화될 경우 외교, 경제 등 큰 파장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국가에 대한 입국 제한 등 추가조치 여부를 곧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한폐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이 여기에 포함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를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여행 금지(입국 제한) 국가들을 확대할 것인가. 예를 들어 이탈리아랄지…'라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며 "조금 불균형적으로 높은 숫자를 가진 두어 나라, 몇 개 나라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우리는 그 결정을 곧(very soon) 하려고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불균형적으로 높은 숫자를 가진 두어 나라'에 한국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고 그것은 비교적 심하게 감염된 일부 나라를 상대로 우리나라를 폐쇄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프리칸 아메리칸 역사의 달 행사 연설에서 지난 26일 기자회견 당시 언급한 존스홉킨스대학 연구 보고서를 거론하며 한국의 심각한 우한폐렴 상황을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유행병에 대비가 잘 돼 있는 나라'로 미국에 이어 영국, 네덜란드, 호주, 캐나다, 태국, 스웨덴, 덴마크, 한국, 핀란드 등을 순위대로 나열한 뒤 "이들 가운데 두어개 나라는 상당히 세게 타격을 입었다. 특별히 한국과 이탈리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선 '한국과 이탈리아 등으로 가거나 그곳에서 오는 여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적절할 때에 우리는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적절한 때에…"라고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한폐렴 확신시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인 '강화된 주의'에서 나흘만에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했다. 국무부 여행경보는 '여행금지'까지 4단계로 나눠져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24일 최고 단계인 3단계(필수적이지 않은 여행 자제)로 올렸다.

입국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외교, 경제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한국시간 27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통화하고 양국 간 교류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조치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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