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공천 통해 '실용적 중도'의 길 개척"...당 지역구 의원들에겐 "부담 갖지 말고 정치진로 정하시라" 당부

두번째 '국민의당' 창당과 함께 "오렌지 혁명"을 선언했던 안철수 대표가 28일 "이번 총선에서 253개 지역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사실상 야권분열을 야기하지 말라는 반문(反문재인)진영 안팎의 압박을 당 차원에서 수용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는 공천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대표는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공천을 통해 실용적 중도의 길을 개척하고, 야권은 물론 전체 정당 간의 혁신 경쟁, 정책경쟁을 견인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월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안 대표는 "이 길이 제가 현실정치에 복귀하면서 이루려 했던 두 가지 목표, 즉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실용 정치·중도정치를 뿌리 내려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국민들께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주시고, 정당투표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혁신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반드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꿔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의 결정이 이번 총선에서 전체 야권의 승리를 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측근 이태규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결단을 내지 않으면 지역구 후보를 내도 야권 연대 가능성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논란의 싹을 잘라야 당 가치와 비전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취재진과의 질의 응답에서 지역구 포기 전략에 대해 "어제 밤새 고민했다"면서 "저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며 새벽 무렵에 결심한 생각"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목표 의석과 관련해서는 "다른 정당의 진용이 확정됐을 때 말씀드리겠다. 3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당 소속으로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던 일부 인사들은 추가 이탈 가능성을 예고했다.

광주 광산을이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은 질의응답에 동석해 "저는 지역 주민과 직접 소통해 선택을 받겠다고 했고, 이와 관련해서는 변화가 없다"며 "저와 이태규 의원 등 현직 의원은 안 대표가 말한 (지역구 포기라는) 중요 선거 전략과 관련해 큰 관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던 인사들을 거론하며 "부담 가지지 말고 스스로의 정치 진로를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렸다. 팔과 다리를 떼어내는 심정"이라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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