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 환자 231명 발생...서울・부산 등 여타 지역에도 확진자 속출
방역당국 "전세계 방역기관 팬데믹 각오하고 있을 것...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마련 준비 중"
의협 "중요한 것은 평정 유지하고 각자의 역할 충실히 수행하는 것...국민들에 집에 머무르길 제안"

27일 대구시 중구 중앙파출소 인근에서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중국발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7일 대구시 중구 중앙파출소 인근에서 육군 50사단 장병들이 중국발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내 중국발 우한폐렴 확진자가 2300명을 넘어섰다. 국내 첫 전파 이후 39일 만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8일 오전 확진자 256명이, 오후 315명 총 571명이 추가로 확인돼 확진자가 233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 505명이 늘어난 데 비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확진자는 총 2337명이 됐다. 추가 확진자 중 대부분은 대구, 경북지역에 몰려있다. 다만 기존에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에도 추가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A씨(69·여)가 숨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A씨는 이날 새벽 5시 39분 응급차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서 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에 방문했지만, 39도 이상의 열이 있는 데다 맥박과 자가호흡이 없었다. 1시간 뒤인 6시 39분 결국 숨졌다. A씨는 전날 발열과 기침 증상으로 개인병원을 찾았다가 진료를 받지 못하자 오후 3시께 대구의료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자택에 복귀해 자가격리를 하다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망 후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추가로 이날 확진자가 추가로 숨지면서 대구시 사망자는 총 7명, 전국 우한폐렴 사망자는 총 16명으로 늘었다.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 오전 기준으로 731명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114명이다. 이후 확진된 환자들의 경우 감염경로 분류가 확정되지 않아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사람도 7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자를 제외한 검사 인원은 6만9918명이며 이 가운데 4만416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인원만도 2만4751명에 달한다.

한편 정부가 이르면 27일부터 가능하다던 ‘공적 마스크’ 공급은 27일 오후가 돼서야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초 초기 방역 실패로 중국발 입국 거부가 전면 차단되지 않았다는 점이 여전히 지적되지만, 청와대는 추가 확진자가 500여명을 넘어선 전날(27일)까지도 중국발 입국 차단이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을 냈다.

방역당국은 전세계 방역기관들이 팬데믹을 각오하고 있을 것이라 전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전문가들과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입원 대기 중인 환자 중에서도 경증이거나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선별해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다른 질환을 앓고 계신 많은 중한 환자들이 제대로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준비하겠다. 다만 이 부분은 보건학적 판단 이외 의학적 판단도 중요하므로 정교하게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 당국에 중국발 입국 차단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요구해온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후 정부에 ▲확진 환자의 위험인자와 중증도에 따른 입원기준을 마련 ▲의료진에게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구를 충분하게 공급해줄 것 ▲최악의 세계적 확산에 미리 대비할 것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의협은 국민들에게도 “그 어떤 치명적인 감염병도 결국 인류를 이기지는 못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에서 평정을 유지하고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라며 “마스크 사용법과 손위생 관리, 개인물품 위생관리 등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달라. 외출과 불필요한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자녀들의 개학이 연기된 3월 첫주에는, 모든 국민께서 마치 큰, 비나 눈이 오는 날처럼,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제안한다”고 권고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 출발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리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총 52곳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9곳 증가한 수치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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