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봉쇄 발언' 파문 속 대구 찾은 文대통령, 사과 대신 "오해다...지역봉쇄 아님을 분명히 한다"
'대구경북 봉쇄 발언' 파문 속 대구 찾은 文대통령, 사과 대신 "오해다...지역봉쇄 아님을 분명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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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중 靑대변인 서면브리핑과 '판박이' 해명 반복, 야당의 직접사과 요구는 거부한 셈
통합당 황교안 대표 등이 요구한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사실상 수용..."그것만으론 불충분" 각세워
당정청서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 언급 나왔었지만...대통령 본인이 "추경 편성에 재정지원 적극 반영" 언급
"호남 필두로 전국서 방역물품 보내...국민통합은 구호 아니라 어려움 함께 나누는 마음과 실천" 對野발언?
대구시청서 특별대책회의 주재한 뒤로는 을씨년스러워진 동대구역서 지역 경제계-소상공인과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중국발 우한폐렴(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대구광역시를 직접 찾아,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 건의한 '대구·경북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비롯한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그러나 당일 오전 당정청이 협의회 직후 우한 코로나 국내확산 방지 대책으로 대구·경북지역에 대해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브리핑해 분노한 민심에는 "오해"라고 해명했을 뿐, '사과'로 볼 수 있는 발언은 나오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 마스크를 쓴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발 폐렴 바이러스 유입 사태 이래 처음으로 대구를 찾은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였다. 회의에는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 대구 지역 기관장들도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의 지역 내 확산과 지역 외 확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문제는 시간과 속도다. 이번 주 안으로 확진자 증가세에 뚜렷한 변곡점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면서 범(汎)국가적 역량 동원을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군과 경찰까지 투입하고 민간 의료인력의 지원을 포함해 범국가적 총력지원 체계를 가동했다. 오늘 저녁부터는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직접 이곳에 상주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정부 노력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은 그야말로 복합위기 지역이 되고 있다. 사회경제적 피해를 덜어드리기 위해 특단의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특별교부세와 예비비를 포함한 긴급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겠다"며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앞서 정부가 황교안 통합당 대표 등이 촉구한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던 것과 달라진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레토릭으로 야당의 요구를 직접 수용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피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충분한 재정 지원을 위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필요한 예산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국회에서도 힘을 모아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당정청이 이날 오전 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사실상 국회 추경 협의조차 건너 뛴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오후 들어 문 대통령 본인이 추경에 필요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발언하면서 긴급재정명령 가능성은 한층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 중 "오늘 아침 고위당정청 협의체 결과 브리핑에서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서 다시 한번 해명의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는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오전 중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아침 고위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으나, 이는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임을 분명히 밝히라고 대변인에게 지시했다"고 전한 것과 동일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 본인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며 다시 한번 '해명'했을 뿐이라고 '분명히 밝힌다'고 한 셈이다. 당일 야권에서 당정청의 '대구경북 봉쇄' 운운에 대한 진의를 캐물으며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촉구했으나 거부한 격이기도 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 시민들을 향해서는 "일상이 위협받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차분하게 사태 해결에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순식간에 참담한 상황이 됐지만 불편을 감수하며 위기극복에 함께 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전국 국민들도 '힘내십시오, 함께 극복합시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광주와 전남을 필두로 전국 각지에서 방역물품과 생필품을 보내며 온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은 구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마음과 실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라고 덧붙였는데, '통합'을 주요 키워드로 삼은 야당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25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대구역에서 지역 시장·소상공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대책회의에서 대구시의 코로나19 대응현황을 보고받고 권영진 대구시장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방역 대책과 범정부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뒤이어서는 대구 동대구역에서 지역 경제계 및 시장·소상공인 간담회를 가졌다. 동대구역은 KTX 직행열차가 경유하는 교통의 요충지임에도 우한 코로나 집단 확신자 발생 이후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간담회에는 김인남 대구경총협회장, 김영오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장,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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