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질병통제예방센터(CDC), 24일 “불필요한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 공지...CDC 여행 경보 단계 중 최고단계
이스라엘·바레인 등, ‘메르스’(MERS) 사태 겪었던 중동 국가 중심으로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에 나서
“중국 눈치 보느라 병역 문을 열어놨다가 중국이 한국을 위험국 취급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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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사진=로이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4일(미국 현지시간), 일명 ‘우한폐렴’으로 불리고 있는 중국발(發) ‘코로나19’(COVID-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단계로 격상하고 한국으로의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CDC는 이날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한 공지문을 통해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단계인 3단계(level 3) ‘경고’(warning)로 격상하고 자국민들을 향해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avoid nonessential travel)고 촉구했다. 현재 CDC가 지정한 여행 경보 3단계 국가(지역) 리스트에는 중국과 한국이 올라 있다.

해당 공지문에서 CDD는 또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상황을 지적하고 ‘광범위한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서 CDC는 “노인과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이는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국 방역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1단계 여행 경보를 2단계로 격상한 지 불과 이틀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미국 당국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미국 당국은 지난 22일 한국과 일본에 대해 여행 경보 2단계(강화된 주의 실시) 국가 리스트에 올려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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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여행 경보 국가 리스트. 중국과 한국이 여행 경보 최고 등급인 3단계 국가에 지정돼 있으며, 이란·이탈리아·일본이 2단계 국가에, 홍콩이 1단계 국가에 지정돼 있다.(이미지=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공식 웹사이트 공지 캡처)

한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띠자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인 또는 한국을 경유한 외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발동한 상태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22일 오후 7시 55분 대한항공 KE957편(便)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130여명의 한국인 및 외국 국적 탑승객들에 대해 사전 예고 없이 인천공항으로 돌려보냈다. 해당 항공기편으로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탑승객 중 상륙이 허락된 이들은 11명의 이스라엘인들밖에 없었다. 우리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공식 항의했지만, 현재 이스라엘 당국은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며 한국발(發) 항공편의 운항을 전면 중지시켰다.

이에 앞서 중동(中東) 국가인 바레인은 지난 21일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같은 날 대만(중화민국) 역시 한국을 여행 경보 2등급에 해당하는 ‘여행 경계(境界) 지역’으로 설정하고 자국민의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한국인 또는 한국을 경유한 외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한 나라는 전 세계 18개국(지역)이다. 특히 지난 2008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겪은 중동 지역 국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한 국가(지역)는 ▲사모아 ▲키리바시 ▲홍콩 ▲미국령 사모아 ▲바레인 ▲요르단 ▲이스라엘 등 7개 국가(지역)이고 한국인 입국에 제한을 둔 국가(지역)는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마이크로네시아 ▲영국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오만 ▲카타르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11개 국가(지역)이다.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내지는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지역)들의 상세 정보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0404.go.kr) 최신안전소식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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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코로나19 확산 관련 외국의 한국 여행객에 대한 조치 현황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게재하고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는 국가(지역)과 그 상세 내용을 외교부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했다.(이미지=외교부 공식 웹사이트 캡처)

한편, 세계 여러 나라가 잇따라 한국인 또는 한국을 경유한 외국인들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동시에 자국민들을 향해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방침을 내놓음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월26일부터 지난 24일까지 6회에 걸쳐 문재인 정부를 향해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24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발(發) ‘코로나19’의 방역에 실패했다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 ▲중국인 입국 금지 ▲마스크 등 핵심 의료 보호 장구의 중국 반출 금지 등의 대(對)정부 요구 사항 발표한 바 있다.

또, 조선일보 등 국내 여러 매체들은 사설 등을 통해 “중국 눈치 보느라 병역 문을 열어놨다가 중국이 한국을 위험국 취급하는 처지가 됐다” 내지는 “전 세계에 ‘코리아포비아’(공한증·恐韓症)가 확산되고 있다” 등의 표현으로 중국발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친중 정책에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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