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우한폐렴 급증 '신천지' 탓으로 몰아가지만 개신교-천주교 추가 확진자 속출
부산 온천교회, 천주교 안동교구 추가 확진 이어 서울 명성교회도 우려...신천지 대구교회와 무관
정부, 신천지 대규모 집단 발병 전까지만 해도 "집단 행사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 없다"
文대통령 "일상활동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

사진 = 청와대
사진 = 청와대

우한폐렴 때문에 더 이상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지 말라고 권고한 정부 입장을 믿고 종교 활동을 계속했던 국민들이 집단 감염 공포에 떨고 있다. 당청은 우한폐렴 확진자 급증 원인을 신천지 집회로 몰아가고 있지만 이들과 감염 경로가 겹치지 않는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이 속속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23일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 신자 8명이 우한폐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인 온천교회는 신도가 1000여 명으로 부산의 1번 확진자가 다니는 교회다. 부산의 1번 확진자의 아버지는 중국 우한 교민으로 충남 아산에서 14일 동안 격리 수용됐다가 우한폐렴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서 퇴소했다.

부산시는 부산의 1번 확진자가 같은 교회 신도 약 150명과 함께 1박 2일 동안 수련회를 다녀왔고 19일 교회 예배당에서 두 시간 반 동안 예배를 봤던 점 등을 주시하고 있다.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신자 8명 중 7명이 부산의 1번 확진자와 수련회를 다녀온 사람들이다.

부산시는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온천교회를 잠정 폐쇄 조치했다. 부산시는 온천교회와 신천지의 상관성이 아직 밝혀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등록 신자만 10만명에 이르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도 집단 감염 우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명성교회의 부목사와 교인 5명 등 6명은 지난 14일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해당 신도들은 주말인 16일 명성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폐렴 바이러스의 ‘수퍼 전파지’인 청도 대남병원을 다녀온 명성교회 신도들은 자가격리 중이다. 명성교회 측은 “6명은 현재까지 발열 등 증상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38명 가운데 28명이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1일과 22일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4일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들은 귀국 직후부터 일상적인 활동을 계속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우한폐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는 부분이다.

특히 개신교와 천주교의 확진 판정 사례들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감염경로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신천지에서 대규모 집단 발병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에게 각종 대규모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말라는 권고를 해왔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2일 “집단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방역 조치를 충분히 병행하면서 집단 행사를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한 범정부 회의 직후 나온 정부 입장이었다.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도 남대문 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하루빨리 너무 과도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다시 일상활동, 특히 경제활동·소비활동 활발하게 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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