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콜로라도 유세 중 "韓과 무역 문제 많은데 한국 작품에 작품상 줬다"
"부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 되찾자...웬 한국 영화에 전례도 없이?"
트럼프, 할리우드 황금기(The Golden Age)에 빗대 'PC충' 점령한 할리우드 맹비난

사진 =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유세 현장에서 연설 도중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영화가 한국 작품이라는 점보다 할리우드 문화 산업 전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마련된 대선 유세 중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얼마나 형편없었느냐?”라면서 군중들에게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한국 영화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고 재차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과 산적한 무역 문제를 갖고 있다. 그러함에도 아카데미가 한국 영화에 올해의 작품상을 주다니?”라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중을 향해 “좋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모르겠다”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1939)’ 같은 영화에 주자. 우리가 다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에 상을 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좋은 영화가 정말 많은데...수상작이 한국 영화라니”라고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 부문 수상작이라 생각했다. 그래, 외국어영화 부문 수상작”이라며 “이번 일이 전에 있었던 것이냐?”고 되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시각은 20세기 전반 할리우드의 황금기(The Golden Age)를 이상으로 내세워 작금의 할리우드를 맹폭하려는 입장에서 연유한다. 할리우드를 이끌어가는 미국의 문화예술계 거물들은 거의가 ‘PC충’, 즉 민주당을 지지하는 좌파들로 주류 기득권의 지위를 문화적 다양성을 이유로 전복하려는 주류 기득권이다. 이들은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들과 서로 구원(舊怨) 관계다.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올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브래드 피트도 공격했다. 그는 “나는 절대 그의 열렬한 팬이 아니다. 그는 일어나서 잘난 체하는 말들을 했다”면서 “그는 좀 아는 체하는 인간(a little wise guy)”이라고 조롱했다.

수상 소감에서 브래드 피트는 “여기 무대 위 수상 소감을 말하기 위해 45초의 시간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45초는 미 상원이 존 볼턴에게 줬던 시간보다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민주당 지지자인 브래드 피트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미국 상원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위한 증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비난한 것이었다. 이를 마음에 두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유세 현장에서 브래드 피트를 ‘잘난 체 하는 인간’이라고 응수한 셈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