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에 도전장 내민 '조국 키드' 김남국 "'조국수호=검찰개혁' 부끄러우신가요?"
당 내부, '조국 대 반조국' 대결 구도 심화...정봉주 "민주당에 중도 뽕 맞은 의원들이 김남국 도륙"
총선에서 '조국 이슈' 재부상 우려..."상대 프레임에 말려들면 결코 승리할 수 없어"
이해찬 "두 사람 모두 소중하게 쓰이는 방법 고민"...발 빠르게 교통 정리 나서나?

사진 = SNS 캡처
사진 = SNS 캡처

김남국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출마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에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선거 구도가 ‘조국이냐, 아니냐’의 양자택일 문제로 쟁점화될 것을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음에도 김 변호사가 결국 출마신청서를 내면서 당 안팎에 알력 다툼이 터져 나온 것이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앞장서 수호한 인물로 검찰 비판의 선봉에 서왔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사진을 카메라 앞에 들고 보여주며 “조국 교수님 이렇게 한 건데요. 이거 머리맡에 계속 두고 있었어요. 몇 달 동안 선물 받고”, “조국 교수님한테도 문자로 이거 제 머리맡에 선물해주셔서”, “진짜 날마다 기도했어요”라는 등의 발언을 할 정도로 열렬한 지지자였다.

‘조국백서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김 변호사는 서울 강서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금태섭 민주당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금태섭 의원님, ‘조국수호=검찰개혁'이 부끄러우신가요!? 저는 국민들과 함께 검찰개혁을 위해서 촛불을 든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조 전 장관 임명과 당청의 공수처법 통과 등에 대해 시종 비판적인 입장을 내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집요한 비난에 시달렸다. 이러한 당내 아스팔트 지지층의 기류를 읽은 김 변호사가 금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하겠다며 호기롭게 나서자 ‘조국 대 반조국’의 프레임을 김 변호사가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키드’인 김 변호사의 이 같은 정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변호사를 향해 “스스로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묻길 바란다”며 “김 변호사도 청년 정치를 언급했는데 청년 정치란 기득권이나 사회 통념에 비판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정치라고 정의한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러자 김 변호사에 앞서 금 의원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강서갑 출마를 준비했던 정봉주 전 의원이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중도 뽕을 맞은 의원들이 김 변호사를 도륙하고 있는 것 같아 한마디 아니 할 수 없어서 끼어든다”라면서 확전을 알렸다. 정 전 의원은 “김 변호사는 우리 민주당의 지지자들과 함께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치며 함께 귀를 열고 어깨 걸고 거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위해 싸워온 누구보다도 더 민주당에 충성스러운 그런 인물”이라며 “그들의 지지와 표만 원했지 단 한 번도 서초동 검찰 개혁 집회현장에 나가지 않았던 민주당 중도병에 빠진 의원들과는 결이 다른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민주당은 오는 4.15 총선이 ‘조국이냐, 아니냐’의 프레임으로 흘러갈 것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김경협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서 “지나간 지 한참 오래된 조국 이슈를 다시 끌어들여 청년의 도전 기회를 박탈하고 기득권을 수호하겠다? 상대의 프레임에 말려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대처를 촉구했다. 어떤 식으로든 지도부가 나서서 빠른 해결을 내야한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0일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훌륭한 우리 당의 자원들이 소중하게 쓰이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은 “금 의원과 김 변호사 모두 훌륭한 자원이니 소중하게 쓰이도록 하는 방안을 이 대표가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