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새보수당 출신 이혜훈 서초갑 공천 SOS에..."김세연 등에게 이렇게 보냈다" 공천개입성 문자 전달
"통합 마찬가진데 이언주는 부산 단수공천, 새보수 이혜훈 컷오프, 지상욱 민현주 하태경 경선? 형평성 어긋나" 주장
유승민, "대표님께 채근하는 것 같다"는 이혜훈에게 "괜찮다"며 "김형오 갈수록 이상해지네" 비난도
김형오 공관위원장, "劉와 접촉 안 해봐서 뭐라는지 모르겠다" 모르쇠...형평성 시비엔 "잘 이해 못해서 그럴 것"
"공관위 심의 과정 보면 깜짝 놀랄 것...사심 갖고 임하는 사람 없고 엄격한 기준에 입각" 강조
옛 새로운보수당의 실질적 리더였으나, 지난 9일 미래통합당으로의 신설합당에 합의나 뒤 '두문불출'하고 있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4선)이 최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던 것으로 19일 드러났다.
이날 인터넷매체 '더팩트'는 새보수당 출신 이혜훈 통합당 의원(서울 서초구갑·3선)이 당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가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유승민 의원과 대화한 내용 일부를 포착해 보도했다.
유 의원은 이 의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언주(미래를향한전진4.0 대표로서 통합 합류)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광명을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공천 대상에서 배제), 지상욱, 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이라며 "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김형오 의장의 공천에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어제 (이언주 의원을 부산 중·영도구에 전략공천해선 안 된다는) 김무성 대표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고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썼다.
이에 이 의원은 "죄송하다. 대표님께 채근하는 것 같다"라며 "지금은 1분 차이로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보니 무도하게 구는 것 용서해달라"라고 답신했고, 유 의원은 "이렇게 보냈고 김세연에게도 보냈다"고 한 차례 메시지를 더 보냈다.
이는 이 의원이 현재 지역구인 서초구갑 공천 대상에서 컷오프될 것 같은 위기감을 호소하자, 자신도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김세연 공관위원 등에게 지금의 공천심사 방향을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민원성 문자를 보냈음을 밝히며 안심시킨 상황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과 김 공관위원은 이른바 '개혁보수'를 자임하고, 서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유 의원은 이에 더해 "괜찮다"며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지네"라고 메시지를 이 의원에게 보냈다. 유 의원의 완연한 반말 어투로 미루어 이 의원과는 상하(上下)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의원간의 대화임에도, 김 공관위원장에 대해 직함도 생략하고 "김형오"라고 지칭한 문자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결례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다만 김 공관위원장은 이같은 문자 대화 내역이 공개된 뒤에도 직접적인 평가에는 말을 아낀 채 '사심없고 엄격한 기준'을 강조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인천 일부 지역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과 가진 질의응답 도중 '유 의원이 이 의원에게 보낸 문자 내용이 확인된 이야기냐'는 물음에 "제가 유 의원이랑 직접 접촉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 뭐라고 하는지"라고 선을 그었다.
'누구는 전략공천, 누구는 경선하자면 컷오프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고 하더라'라는 질문에는 "잘 이해를 못 해서 그럴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저를 비롯해서 공관위원 누구 하나 사심을 가지고 임하는 사람 없고 엄격한 기준에 입각해서 그러다보니까, (심사를 받는) 당사자들한테는 그게 좀 불리할 수도 있고 유리할 수도 있으나 그 분들은 아마 우리가 심의하는 과정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우리 공관위원 모두가 이렇게 민주적이면서도 전심을 다해서 공정하게 심사하는 걸 처음 본다는 얘기도 되게 많이 하고 있다. 그런(형평성) 걱정들은 안 해도 된다"고 부연했다.
김 공관위원장은 한 부산 지역신문과 인터뷰에서 '부산에 한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을 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실제로 내가 말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언주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될지에 대해선 "우리들의 공정하고 엄정한 잣대는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면서도 '정치'행위의 특성상 "(기준을) 하나만 가지고 이랬다 저랬다 할 수는 없다"고 여전히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왕 공관위를 공식 기구로 출범한 이상 엄정하게 할 것이고, 어떤 영향이나 바람도 타지 않을 거란 걸 오늘 이 자리 빌어 다시 말한다"고 밝혀뒀다. 공관위 바깥에서의 외풍(外風)에는 개의치 않고 독자적인 심사 기준대로 과업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그는 이언주 의원의 부산 중·영도 전략공천에 반대한 김무성 의원에 대해 '서울 강북 차출설'이 돈다며 고려 중인지를 묻는 취재진에게는 "처음 듣는 얘기"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