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이수영 검사 “검사는 수사와 기소 全과정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秋 ‘수사-기소 분리’ 비판
법무부 대변하는 김태훈 검찰과장, 까마득한 후배 검사 글에 반박댓글 6개 달아...직위로 깔아뭉개나?
인사권 쥔 검찰과장이 반박 나서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반응 검찰 안팎서 터져 나와
‘운동권 출신’ 김태훈 검찰과장, 91년 민자당사 점거해 집시법 위반으로 집행유예받기도
한편 부산고검으로 유배된 한동훈 검사, 후배 검사 글에 “감사하다” 격려하기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연합뉴스

2년 차에 접어든 평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강행하는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비판한 게시글에 법무부 검찰과장이 직접 반박 댓글을 연이어 달아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과장은 검찰의 인사와 예산 등 실무를 총괄하는 수행하는 터라 직위를 이용해 후배 검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수영(31·연수원 44기) 대구지검 상주지청 검사는 전날 오후 ‘검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검사는 소추기관”이라며 “소추기관인 검사는 공소의 제기나 유지뿐만 아니라 수사의 개시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썼다. 사건을 수사한 검사가 내막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검찰 총장이 지난 13일 부산고검에 들러 “수사는 소추(기소)에 복무하는 개념이고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검사의 일”이라며 “수사와 기소는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 것과 상통한다.

그러자 김태훈(49·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이 검사의 글에 연달아 6개의 반박 댓글을 달았다. 그는 글에서 “검사가 직접 수사 개시하고 심문해 증거를 수집하는 경우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다”라면서 “수사 주체와 수사를 감독· 통제하는 역할이 혼재된 상태에 대한 검찰 내외부의 자성이 있었고, 이번 회의(21일 검사장 회의)에서 명료한 해답이 나오리라고 기대하진 않는다만 공감대를 찾는 시작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 장관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을 옹호하는 취지였다.

해당 글에는 이날 기준 3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이 검사의 주장에 동의하는 내용이었다. 그중에는 조국 전 법무 장관 일가(一家) 비리 사건을 지휘하다 부산고검으로 발령된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부장의 댓글도 있었다. 그는 “이 검사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외에도 “선배로서 부끄럽다, 이 검사가 후배라서 자랑스럽다” “선배의 용기에 감사한다”는 선·후배 검사들의 격려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검찰 인사권을 쥔 검찰과장이 법무부를 대변하듯 후배 검사 글에 직접 반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법조계 비판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과장이 21일 검사장 회의를 겨냥해 기대할 게 없다고 표현하는 등 추 장관 라인이 검찰 내부 단속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김 과장은 지난 8일 법무부의 학살에 가까운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를 통해 검찰과장에 임명됐다. 그는 잘 알려진 운동권 출신으로 1991년 민자당사 점거 농성사건으로 집시법위반죄 등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이력이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