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수호-文정권폭주 규탄' 내용 외면하고 '소수 친박집회'로 폄훼
대규모 대회 진행 중에는 보도 외면하다 집회후 일부 과격양상만 부각
촛불시위 때는 말도 안되는 '참석자 부풀리기' 대서특필하더니 이번엔 숫자 줄이기에 급급
미흡하나마 태극기 시민들 생생한 목소리 전달한 곳은 조선일보-한국경제신문 정도
국내외 한국인들, "정부의 보도통제인가, 언론의 자발적 부역인가" 성토 줄이어
KBS 공영노조 "언론의 '3.1절 대회' 축소-왜곡보도 규탄" 성명

1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3·1절 범국민대회’를 대하는 대다수 한국 언론과 포털은 심각하게 편파적이고 비정상적이었다. 평소 '사회의 공기(公器)' 운운하던 이들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책무를 포기한 채 잔인하리만큼 ‘태극기집회’의 본질을 왜곡, 축소보도했다. 이념의 문제를 떠나 정상적인 저널리즘 제작 원칙의 기초도 무시한 언론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신문 방송 통신과 '유사 언론'인 포털은 '3.1절 범국민대회' 전체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하듯 부정적인 내용만 부각시켰다.

1일 '3.1절 대회'가 진행되던 당시 언론과 포털은 거의 보도조차 하지 않다가 집회 후 ‘촛불모형’이 무너진 사건은 신속하게 앞다퉈 보도하며 폭력적이고 과격한 모습만 조명했다.

포털 네이버(9시 기준)에서 ‘태극기집회’를 검색했을 때 가장 첫페이지 상단에 위치한 내용들은 “촛불 조형물 부수고 방화”와 “태극기 왜 흔드세요?”라고 말하는 개그우먼 강유미, “폭력으로 얼룩진 모습”들이었다. 포털 다음(10시 기준)은 ‘태극기집회’를 검색하면 노출되는 기사 제목 10개 중 7개가 강유미의 인터뷰였으며, 2개는 촛불 조형물을 부순 과격한 모습 뿐이었다.

이날 집회후 발생한 불상사가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지만 과거 극좌 단체가 주도한 도심 시위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력사태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두 포털이 편집한 언론 보도만 보면 마치 '엄청난 폭력행위'가 있었던 것 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집회에서 수많은 시민이 외친 내용의 핵심은 문재인 정권의 친북(親北) 폭주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과 자유민주주의 수호 의지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은 이런 목소리를 묵살했다. 대부분의 집회 참석자가 이른바 '박근혜 팬클럽'과 거리가 먼 순수한 자유민주주의 성향의 국민이었지만 언론은 '친박 단체'로 국한하려고 일관했다.

언론과 포털은 다양한 자유우파 성향 단체가 주도했지만 범국민 차원에서 ‘태극기집회 의미’에 동참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오히려 조롱을 부추겼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진행하는 강유미와 김어준이 ‘왜 대한민국의 상징물을 우파인 너네의 정체성으로 삼느냐’는 식의 의도적인 조롱에 동참한 것이다.

이날 지상파 3사와 종편 주요 뉴스들은 해당 집회를 ‘친박집회’, ‘보수집회’로 표현하며 범국민적 집회를 격하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촛불집회’를 주도한 단체가 좌파단체인 경우에도, 동참한 국민들에 대해서 ‘좌파집회’라고 격하시킨 적은 없다.

SBS 8시 뉴스는 <SBS 태극기 물결...보수단체는 '촛불탑' 방화>라는 제목으로 앵커의 ‘3·1운동의 본뜻과는 다른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는 멘트로 뉴스를 시작했다. 이어 시민들이 어떤 이유로 나왔는지는 일체 보도되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정권 퇴진’ 구호와 촛불을 넘어뜨린 뒤 불태우기도 했다는 내용만 보도됐다.

KBS는 단신으로 날씨 뉴스 전 단신으로 보도됐으며 MBC는 지상파3사 중 유일하게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KBS와 MBC는 2일 아침에 각각 <'태극기집회' 참가자들, 촛불 조형물 부수고 방화>, <보수집회, 광화문 '촛불' 부수고 불 질러…경찰 수사>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내용은 “보수 단체 회원들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부수고 불을 지르고, 경찰까지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가 주된 내용이었다.
 

종편 3사가 진행한 1일 저녁 뉴스 보도 행태도 마찬가지다.

손석희 사장이 진행하는 중앙일보 계열 JTBC는 <가짜뉴스 외치며...이어 친박집회>라는 제목으로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진행된 한 교회의 기도회만 보도하며 태극기집회를 흠집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동아일보 계열 채널A는 <"사법살인..." 대규모 친박 집회>라는 제목으로 친박 지지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라는 식으로만 묘사했다. 조선일보 계열인 TV조선은 위의 두 종편보다는 나았지만 '보수단체'로 제한하여 표현했으며, 매일경제신문 계열사인 MBN은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외에 연합뉴스TV나 YTN 방송도 마찬가지로 범국민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태극기집회'를 외면했다. YTN 역시 '광화문 촛불 조형물 부수고 방화했다'는 내용을 주된 내용으로 삼았으며, 연합뉴스TV는 태극기집회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는 담지 않은 채, 다음날 “집회 같은 데서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 보다는 SNS나 이런데 개인적으로 태극기를 올려 조용히 기념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태극기집회가 벌어진 배경이나 시민들이 동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명하지 않고, 부분적인 사실에만 집중하여 의도적으로 집회를 격하시키고 흠집내기에 치우쳐졌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모습들이다. 이에 실제로 태극기집회에 참여했던 이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이날 집회에 나온 시민들이 현재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을 우려하며 ‘김영철 환대 규탄’,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사회주의 개헌 시도’ 등의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을 담은 방송은 찾기도 어려웠다.

신문의 보도 양상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친여(親與)·좌파 신문인 경향·한겨레신문과 비(非)좌파 신문인 조선·동아·중앙일보의 보도 양상도 살펴보면, 태극기집회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비교적 상세히 담은 신문은 조선일보 정도에 불과했다.

한겨레신문은 '3.1절 범국민대회'를 <친박집회, 광화문 촛불조형물 파손-방화>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무효 석방 촉구 집회'로 칭하며 촛불조형물 파손만 보도했으며, 해당 기사 아래에는 <'친일 청산' 외치고...'서있는 소녀상' 세우고...>라는 제목으로 좌성향 단체 행사를 보도했다. 또한 '3.1절 범국민대회'는 쓰러진 촛불조형물 사진을, 좌파 성향 단체의 행사는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하고 있는 모습을 게재했다.

경향신문은 대한애국당과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의 집회가 이루어졌다는 짦은 사실을 언급하며, 뒤편에 촛불 조형물을 파손한 내용을 담았다. 또한 실제 참석인원에 대한 관심없이 경찰 추산 1만5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좌파 성향 '3·1민회 조직위원회'가 벌인 '3·1혁명 100년 대회'에 대해서는 '전쟁 위기 종식과 남북 화해 협력'을 바란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동아일보는 별도의 기사 없이 <3.1절 도심 보수단체 집회 '광화문 촛불탑' 부수고 방화>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만 보도 했다. 이어 친박 보수단체 및 정당이 주최한 대규모 집회로 약 2만 3000명(경찰 추산)이 참가 했다는 내용의 설명글(사진 캡션)을 짧게 게재했다. 좌우 갈등이 격심했던 '해방공간'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축인 한국 우파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동아일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조선일보와 함께 좌파정권 폭주를 견제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지만 최근에는 그런 결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신문들 중에서 이날 대회를 그래도 비중있게 보도한 매체는 조선일보와 한국경제신문이었다. 두 신문은 사회면 톱기사로 3.1절 범국민대회 내용을 소개했고 참석자들의 주장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정부 후반 송희영 전 주필 추문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겨냥한 '악성 오보' 등으로 주력 독자층의 대규모 절독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는 아픈 경험을 한 뒤 최근 자유우파 성향 국민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면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대한 비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조선일보조차 '보수단체'라는 부제목을 달아 자발적으로 참여한 수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는 한계를 보였다.

KBS 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창경)은 2일 '3.1절 국민집회, 축소 왜곡보도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정권에 의해 장악 당한 언론의 왜곡·축소보도는 심했다"며 "3·1절 애국 시민 집회를 아예 보도하지 않은 언론사가 많았고, 보수 매체를 자처하는 언론사가 집회를 박근혜 지자들의 모임이라고 하는가 하면, 무질서와 폭력이 난무했다고 왜곡하는 언론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 추산이라고 인용하면서 집회에 모인 인원을 3만 7천명이라고 축소 보도하는 언론도 있었다"며 "모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이라고 덧붙였다.

언론과 포털이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과 국정 방향에 심각한 문제를 느끼고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시민들의 목소리조차 조명하지 않고,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이들의 축제인 것처럼 평가절하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탄핵 정변' 당시 좌파세력이 주도한 촛불시위 참석 인원을 말도 안 되는 주최측의 '부풀리기 주장' 그대로 대문짝하게 소개해 여론을 오도했던 대다수 언론은 이번 집회에서는 숫자를 줄이거나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주최측 추산 인원(100만 명 이상)을 '주최측 추산'이라는 단서를 달아서라도 전달한 매체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통상 범국민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집회인만큼 이슈를 따로 중점적으로 다루어도 모자람이 없는 중요한 사실임에도, 대다수 언론 매체들은 교묘하게 집회의 격을 낮추었다. 한 명의 목소리로도 문제제기를 하고 화두를 제시하며 사회 개선을 이끈다던 기존의 언론 역할에서는 한참을 벗어나도 벗어난 비정상적인 모습이 만연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우파의 시위는 언론사들 앞으로 가서 항위 시위를 해야 하는게 우선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일 PenN 홈페이지를 통해 '3.1절 범국민대회' 내용을 접한 국내외 한국인들은 PenN 기사 댓글을 통해 현재의 '병든 한국 언론'에 대해 강도 높게 성토했다.

자신을 미국에 산다고 밝힌 박명근 씨는 "정부의 보도 통제 때문이라면 새로운 신(新)언론독재 정부요, 언론 종사자들의 자발적인 부역이라면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분개했다. 박경수 씨는 "아무리 그래도 이정도로 외면할지 몰랐다. 언론사가 모여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일부러 외면하는 듯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선희 씨는 "몇몇 박근혜 지지세력의 폭력집회라고 악의적 보도를 한 곳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단 한줄의 방송도 없다"며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김천식 씨는 "군부독재보다 더한 언론통제 국민 깜깜이 만들기"라고 비판했다.

상당수 시민들은 "좌파 권력에 주눅들지 않고 보도할 가치가 있는 내용은 보도하는 독립 자유언론 펜앤드마이크(PenN)라도 없었더라면 어쩔뻔 했나"라며 이날 행사를 현장취재한 PenN 편집국 특별취재팀 기자들에 대한 격려와 성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위쪽) 포털 네이버 '태극기집회' 검색 결과(아래쪽) 포털 다음 '태극기집회' 검색 결과
(위쪽) 포털 네이버 '태극기집회' 검색 결과
(아래쪽) 포털 다음 '태극기집회' 검색 결과
연합뉴스TV 외 8개 방송사의 '태극기집회' 관련 보도내용 (네이버 검색결과, 2일 11시 기준)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