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예비후보들 경선 기회 박탈하면 지역표심 분열" 주장...이언주 "불출마자가 왈가왈부할 일 아냐"
李, 金에 "보수진영 분열, 文정권 창출에 반성한다며 지역구 불출마 선언한 사람이 지역민심 말하나" 힐난
"부산 선거경험 없는 이언주에 경선하라면 불공정"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부산 중-영도 14~18대 국회 맹주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이 18일 자신의 지역구에 부산 중구·영도구에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시을·재선)을 전략공천한다는 당 공천관리위원회 방침에 "지역 표심이 분열될 게 뻔하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러자 이언주 의원은 "공관위도 아니면서 막후 정치를 한다"고 '구태 정치'로 규정하며 맞받는 등 공방이 일고 있다. 그는 옛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대표로서 옛 자유한국당 중심 신설합당에 합류한 인물이다.

연합뉴스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단독으로 만난 김무성 의원이 최근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부산에서 한 번도 출마한 적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전략공천을 시사한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부산광역시 중구·영도구에서 14대~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형오 현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부산 남구을에 이어 중·영도에서 19대·20대 국회의원을 역임 중인 김무성 의원, 최근 통합당 신설합당으로 합류한 영도 출신 이언주 의원.(사진=연합뉴스) 

맹주가 자리를 비운 중·영도구에는 통합당 소속으로 곽규택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와 김은숙 전 부산 중구청장, 강성운 전 김무성 의원 정책특보가 공천을 신청해 둔 상황이다. 김 의원은 "김형오 위원장의 발언이 중구영도구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현재 중구영도구에는 곽규택·강성운·김은숙 예비후보 등이 뛰고 있는데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정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전략공천을 하면 해당 예비후보들이 반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는 통합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통합이 잘 돼 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당에 파열음이 생기지 않도록 누구나 수긍할 공천 방침이 정해지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는 한편 자신의 총선 거취에 대해선 불출마 약속을 지키고 싶다면서도 "당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험지라도 나가라면 나가겠다"며 "호남이든 서울 강북이든 어디든 좋다"고 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이 부산 전략공천 관련 공관위 방침을 운운했다"며 "공천 문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소관 사항이고 불출마하신 분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김무성은) 보수 진영에 여러 분열을 일으키고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권 창출에 큰 기여를 했다"며 "이에 대해 반성하며 불출마를 선언하셨고, 많은 분들이 존중하면서 그 뜻을 높이 사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지역을 완전히 와해시켜서 지역 민심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사람이 지역 민심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또 지역구에서 불출마를 선언하신 분이, 그것도 반성하면서 불출마한다고 한 분이 자신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지역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뒤에서 공관위도 아니면서 막후정치를 하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라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이것이야말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퇴출돼야 할 구태의연한 행태"라며 "이 점에 대해서 모두가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더 이상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중·영도를 둘러싼 파열음은 공교롭게도 이 지역구에서 지난 14~18대 국회 내리 5선을 하고 국회의장까지 지낸 김 공관위원장이 영도 출신 이 의원에 대한 전략공천 방침을 시사하고, 19대 국회의원 보궐선거·20대 총선에서 재선을 한 김 의원이 '지역 표심'을 들어 반발하면서 커지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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