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지지)으로 불리는 親文, 반대세력 향한 폭언-욕설 도 넘었다
반찬가게 주인 상호명과 휴대전화 댓글로 공개...불매운동 유도까지
개그맨 이용진도 “문재인씨”라고 표현했다가 “국가원수에게 실례”라며 비난받아
文 실세 조국 수사한 한동훈 검사, 부산으로 유배되자 親文 고검 앞에 조롱카드 내걸어
같은 편이라도 文에 방해된다면 적으로 간주...경선 겪은 안희정 “질리고 정떨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고 도는 지지자들의 행태가 광적으로 치닫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國定)을 비판하는 상대라면 예외 없이 불경(不敬)세력으로 간주, 무차별적인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입에 재갈을 물리고 마는 전체주의적 습성으로 이들은 흔히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라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우한 폐렴(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권의 한 반찬가게 주인에게 ‘테러’에 가까운 비방을 벌여 논란을 자초했다. 가게 주인이 “(경기가) 거지 같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한 게 심기에 거슬렸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 전통시장을 방문해 경기 침체에 상인들의 현실을 마주했다. 문 대통령이 한 반찬가게에 들러 “좀 어떠세요” 묻자 상인 A씨는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 돼요”라면서 “어떻게 된 거예요. 점점…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라고 답했다. 한 지상파 방송은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러한 모습을 공개했고,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해당 영상의 주소를 SNS 계정이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 공유했다. ‘공격 좌표’로 삼아 비난 댓글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해당 영상에는 A씨에 대한 폭언과 인신공격성 댓글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어리석은 아줌씨가 마음이 고약하여 잃을 게 많아 보인다” “손님 없는 당신 안타까워 들르신 곳. 이 집은 나도 안 간다” 등의 내용이었다. 거기에 A씨의 신상까지 털렸다. 그가 운영하는 반찬가게 상호명과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까지 댓글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이 집은 평생 안 간다”며 영상 캡처본을 올린 SNS에는 631명이 공감을 의미하는 ‘♡(하트)’를 눌렀다. 사실상 불매운동을 유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조선일보에 “우한 폐렴 탓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다녀가신 후로 일주일간 손님이 더 떨어진 것 같다”며 “며칠 전부터는 재료값을 못 댈 정도로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인을 통해 악플을 알게 됐다면서 “장사가 안돼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한 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이냐”며 “사람 만나는 게 무섭다”고 호소했다.

최근에는 개그맨 이용진씨도 친문 지지자들의 타겟이 됐다. 지난해 2월 tvN D 예능 ‘괴릴라 데이트’ 방송에서 이씨가 문 대통령을 ‘문재인씨’라고 지칭한 영상 캡처본이 인터넷 게시판에 공유되면서다. 당시 한 게스트를 ‘사전 MC계의 대통령’으로 소개하던 중 이씨는 “대통령? 문재인씨 얘기하시는 거예요?”라고 받아쳤다. 친문 지지자들은 국가원수에게 ‘씨’라는 호칭을 붙인 것이 무례하다며 이씨를 향해 역시 ‘댓글 테러’를 이어갔다. 그러나 ‘씨’ 역시 상대를 높이거나 대접하는 표현으로 문제 될 것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또한 같은 사례라 해도 비판 대상이 전 정권에 국한되면 무조건 지지하는 이율배반적 행태 역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배우 정우성씨가 지난 2016년 말 영화 관련 행사에서 “박근혜 나와”라고 소리친 것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것이다.

지난달 부산고검 청사 앞에는 조국 전 법무 장관 일가(一家) 비리를 수사하다 대검찰청에서 떠난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부장을 조롱하는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한동훈 검사 부산고검으로 좌천됨을 환영합니다’는 문구와 함께 ‘경축, 자나깨나 한동훈 조심, 없는 죄도 다시 보자’는 말이 적혀 있었다. 그 아래엔 ‘부산 좌천역을 통과, 사직역까지 직행 - 부산깨시민일동- ’이라는 말이 이어졌다. 정권 실세의 비리 혐의를 수사한 이유만으로 조롱한 것에 모자라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 전 부장은 ‘조국 일가 비리’와 더불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등을 지휘했지만 지난달 8일 문재인 정권 법무부의 ‘인사 학살’을 당해 부산고검으로 내려간 상태다.

이러한 지지자들은 같은 편이라 해도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상대는 무조건 적으로 본다. 지난 2017년 4월 민주당 경선 당시 문 대통령과 경쟁하던 유력후보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는 비난성 문자 폭탄을 받았다. 친노의 적자(嫡子)로 평가받는 안 전 지사조차 페이스북에 “문 전 대표와 캠프의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 사람을 질리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표현했다. 당시 안 전 지사의 캠프에 있었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국정원 댓글부대와 동일선”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마저 “(문재인 지지층은) 히틀러 추종자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앞서 안 전 지사가 겪은 ‘문자 폭탄’ 사건을 놓고 “경쟁을 흥미롭게 만드는 양념”이라며 지지자들을 비호했다. ‘대깨문’의 거듭되는 일탈을 그때부터 풀어준 셈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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