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동 검사, “일본은 기소 통제해 무죄율 낮다”는 추미애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 공개 반박
차호동 검사, “일본은 기소 통제해 무죄율 낮다”는 추미애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 공개 반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죄율만으론 한 나라 사법제도 우수성 증명 못해...獨 23.5%, 佛 9.7%, 美 0.6%”
일본은 기소에 소극적 ‘기소유예 64%로 한국의 3.4배’...‘유죄확인 장소’로 전락한 日 법원
秋, ‘수사-기소 검사 분리’ 방안 시사하며 기소 통제하는 日의 낮은 무죄율 제시...법조계 "어불성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직 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기소 검사 분리’ 방안의 근거이자 모범사례로 제시된 일본의 낮은 무죄율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양국의 사법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수치 비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차호동(41·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검사는 17일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일본은 주요 선진국 대비 무죄율이 극도로 낮고, 이는 이른바 ‘정밀(精密) 사법’이라는 일본의 소극적 기소 관행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무죄율이 선진국 대비 지나치게 낮아 학계의 연구대상이 돼 왔다”면서 “독일은 기소율이 23.5%(2011년 1심 기준), 프랑스는 9.7%(2009년 중죄법원 기준), 미국은 9.6%(2009년 연방법원 기준)에 달한다”고 했다.

추 장관은 지난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하는 방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건 수사팀이 기소 과정에서 중립성·객관성을 잃을 여지가 있기에 기소 단계에서 민주적 내부 통제가 필요하다는 강변이었다. 당시 추 장관은 “일본은 이런 통제 장치(공판 담당 검사가 기소 전 단계에서 수사 검사의 수사 적법성 등을 검증하고 의견을 내는 총괄심사검찰관 제도)를 거친 이후에는 기소 단계에서도 민주적 통제를 통해 기소 이후 무죄율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기소율 비교는 어불성설이라는 법조계의 비판이 뒤따른다. 실제 우리나라와 일본의 무죄율은 2015년 1심 전체 사건 기준, 각각 0.58%, 0.14%로 현저한 차이를 보이긴 하나, 차 검사는 이를 두고 “일본 검찰은 확신이 서지 않으면 기소를 하지 않는 정밀사법을 추구한 결과 합리적 의심이 드는 단계를 초월해 100% 확신이 아니면 기소를 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기소유예 비율이 전체 사건처리 비율의 65%에 달한다는 게 차 검사의 주장이며, 2015년 기준 전체 사건 대비 기소유예 처분 비율은 우리나라 19%, 일본은 64%로 약 3.4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일본은 혐의가 있어도 약하거나 무죄가 나올 공산이 클 경우 재판을 아예 진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검찰은 유무죄를 판가름하기 어려우면 법원의 판단에 맡기지만, 일본은 유죄 가능성이 높을 때만 기소하는 특유의 분위기도 한몫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차 검사는 “일본의 이러한 소극적 기소 관행은 법원을 ‘유죄확인 장소’로 만든다는 비판을 야기했다”며 “오히려 검찰의 과도한 재량권 행사, 사법부의 역할 약화에 대한 지적이 생겨 이를 통제하기 위한 준기소절차, 검찰심사회 등을 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형의 유무를 검찰이 최종 결정해야 한다는 관념하에, 법원의 판단 기회를 쉽사리 부여하지 않고 있는 일본 검찰의 현실이 우리 검찰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부연했다.

또한 “유학시절 각국 법조인과 만나 자랑스러운 마음에 우리나라 검찰의 무죄율이 1%가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적 있는데, 그 자리에 있던 미국·유럽 등 다른 법조인들은 ‘대단하다’는 반응은커녕 뭔가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표정을 비춘 적이 있다”고 밝혔다. 무죄율은 한 나라가 구축한 형사사법제도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절대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