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독일 뮌헨회의, 美-서유럽 국가들 간 입장차 명확
마이크 폼페이오, 단합 호소...독일 "美, 트럼프 집권 이후 국제 공동체 개념 자체를 거부"
에마뉘엘 마크롱 "유럽은 외교안보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해야"...회원국들에 프랑스 핵우산 제안
'트럼프 이후 대서양 동맹에 변화 시작됐다' 평가 나와

2차 세계대전 이후 성립된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 간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회의 개막일부터 간극이 표면화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연례 안보회의인 독일 뮌헨회의에서 “나는 기꺼이 '대서양 동맹의 죽음'이라는 말은 지독히도 과장됐다고 말할 것”이라며 “서구는 이기고 있으며 우리는 함께 이기고 있다”고 단합을 호소했다.

그러나 서유럽 주요 국가들은 일절 화답하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간) 개막연설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미국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국제 공동체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핵우산을 내세워 서유럽 국가들의 안보를 보장해주는 미국이 마치 시혜를 베푸는 것 마냥 굴고 있는 것을 문제 삼으며 “유럽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은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프랑스 핵무기를 통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미국 핵우산을 프랑스의 핵무기로 대체할 의사가 있음을 공식 천명했다.

영국은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양대 핵보유국이었으나 지난달 EU를 탈퇴했다. 이에 프랑스가 유럽 안보의 중심에 서서 회원국들에게 핵우산 제공 의욕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하며 “유럽은 미국과 영국의 핵무기 덕분에 오랫동안 효율적인 핵우산 아래에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서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을 향해 방위비 지출 증대 및 대미 무역적자 축소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이후 대서양 동맹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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