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 이어 화성·구리·시흥 등 수도권 아파트 값 급등세
'미분양 무덤'이던 동탄 84㎡(34평형) 아파트 10억5000만원 실거래...사상 최초
김상조, '투기과열지구' 지정 예고...이해찬 "4월 총선 앞둔 시점에서 절대 불가"
전문가 "부동산 대책을 그저 표를 줄 사람과 표를 주지 않을 사람들로 나눠 내놓는 정부" 비판
고강도 대출 규제를 골자로 한 ‘12·16 부동산 대책’이 강남 중소형 아파트 값의 상승세를 잠재웠지만 수원·용인·성남(수용성)과 화성, 구리, 시흥, 동탄 등 수도권 곳곳의 아파트 값을 연쇄적으로 급등시키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당 지역에 부동산 규제 정책을 동원해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으나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반발이 만만찮다.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수원시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신고기간을 남겨두고도 한달전인 지난해 12월 3천29건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0월 4천259건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인 월별 거래량으로 실거래가 상승과 동반하고 있다. 용인시 역시 실거래가 상승과 함께 거래량이 늘고 있다.
수원 권선구 능실마을 19단지 호매실 스위첸 전용 59.9㎡는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11월 3억3천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1월 하순 1억원 오른 4억3천만원에 거래됐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신축 아파트 입주가 몰렸던 동탄신도시도 상승세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34평형)는 지난달 23일 1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동탄의 30평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것은 최초이다.
서울에 인접한 구리와 시흥의 아파트 값도 급등세다. 전문가들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 자금이 ‘12·16 부동산 대책’을 피해 수도권 곳곳으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풍선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지역 대부분은 교통망 확충과 재개발 등 각종 개발 호재가 몰린 서울 강남권 인접지역으로 신축 아파트가 많아질 곳들이다.
정부는 곧장 고강도 규제 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이같은 방침을 세워둔 상태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이번 주 내로 경기 남부 일대의 아파트 값 급등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절대 불가라며 반대 입장을 뚜렷이 했다. 해당 지역에 국회의원 13석이 걸려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 발언과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 대부분은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구를 두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정권 사람들은 처음부터 부동산에 대한 기준도 없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발전적인 목적도 없었다”며 “그저 표를 줄 사람과 표를 주지 않을 사람들이 지역별로, 상품별로 나뉘어 있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