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게 당이 親文실세의 행동대원 노릇하는 극성 문빠들과 밀접한 유착관계 맺고 있어 발생하는 일"
"민주당은 이미 오래 전에 자기점검 능력, 자기 객관화 능력 잃어"
"민주당과 지지자들의 정치적 소통 방식은 전체주의적...김대중, 노무현과 문재인의 민주당은 다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을 향해 비판적인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교수를 고발한 후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자 번복한 사건에 대해 "민주당의 공식사과는 없을 것 같다"며 "선거를 앞두고 '문빠'들을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팬덤이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동료시민의 신상을 캐어 고발하는 추적군중이 되어버렸다. 이건 변질이 아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그랬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황당한 일이다. 권력을 이용해 남의 입을 틀어막으려 드는 저 사람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민주당'이란다. 수십 년 동안 민주당이 표방해온 가치를 바로 그 당이,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파시스트 추적군중이 된다? 웃지 못할 아이러니다. 홍세화 선생이 '민주당에는 민주주의자 없다'고 했다. 정확한 지적"이라고 했다.

또 "메시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메신저를 야산에 묻어버리는 것은 문빠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은 민주당에서도 그 방식을 즐겨 차용해 왔다"며 "박용진을 비롯해 의원 일곱 명이 동양대 총장을 묻어버렸다. 그 결과 표창장이 위조라는 메시지도 함께 묻혀 버렸다. 이번에도 고발 취하하면서 전력을 왜곡해 임미리 교수를 묻으려 했다. 메신저를 공격해 메시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그게 공당에서 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해찬 대표가 '왜 정당에서 쓸데 없이 교수들의 글에 반응하느냐'고 물었다. 좋은 질문이다. 그게 당 사무총장까지 극성 문빠들의 멘탈리티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며 "자기들이 세뇌시킨 사람들에게 역으로 세뇌당한 것이다. 금태섭 의원 지역구 후보 추가공모에 나선다고 한다. 그자들을 등에 업은 정봉주랑 뭔가 딜이 있나 보다. 옛날에 자기 감방 가면서 김용민 내세워 지역구 찜해둔 것과 비슷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게 당이 친문실세의 행동대원 노릇하는 극성 문빠들과 밀접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어 발생하는 일이다. 어쨌든 이 극성분자들이 친문실세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존재"라며 "경기도지사 후보경선처럼 당내에서 경쟁자를 제거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고, 조국 사태처럼 자기들이 저지른 비리를 덮어버리는 데에 사용할 수 있다. 그 유착관계가 공당의 시스템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어쩌다 민주당이 이렇게 됐을까? 몇가지 원인이 있는데 분석이 끝나는 데로 여기에 글을 올리겠다. 민주당은 이미 오래 전에 자기점검 능력, 자기 객관화 능력을 잃었다. 그러니 외부의 시선으로 자기들이 객관적으로 어떤 꼬라지를 하고 있는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다만 이제까지 선의를 가지고 민주당을 지지해 온 분들께, 그분들이 지지하던 정당의 상태가 현재 어디에 와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려드리는 것이 이 나라의 정치발전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고 본다"며 "'민주당에는 민주주의자가 없다'는 홍세화 선생의 지적대로 실제로 민주당과 지지자들의 정치적 소통의 방식은 자유주의적이지 않다. 전체주의적이다. 왜 그렇게 됐을까? 김대중의 민주당이 아니다. 노무현의 민주당이 아니다. 문재인의 민주당은 다르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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