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 김상곤 다주택보유 추궁하다 언쟁…홍준표·장제원 방어
洪 "미군 나가라는 文특보에 침묵하고 이은재만 비난 안타까워"
법사위中 겐세이 발언했던 박범계, "격 다르다"면서도 유감표명
민주당, 전신 열우당 집권기 한나라당과 '친일대첩' 벌이다 후퇴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사진=국회방송 캡처)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사진=국회방송 캡처)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 방침에 역행해 아직도 강남 다주택 보유 중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언쟁을 벌이던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겐세이(견제의 일본말) 놓지 말라"고 항의한 이래 돌연 대다수 친정부 좌파언론으로부터 '친일 프레임' 공세의 표적이 됐다.

친일 프레임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집권 시절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법'(약칭 친일법) 제정 시도를 통해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에 씌우려 했다가, 거꾸로 당내 중진들의 치부만 드러나자 '부일법'으로 반민족행위자 규정 기준을 완화하다 결국 사장시키는 등 좌파진영이 후퇴한 전례가 있다. 당시 사건을 두고 '친일대첩'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이은재 의원의 한 마디를 두고 '일제의 잔재를 입에 담았으니 자유일본당'이라는 식의 중상비방을 언론이 순식간에,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소위 '이은재 겐세이' 프레임이 형성된 가운데 1일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전면 반박'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사진=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사회가 본질은 외면하고 지엽말단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옛 나치 독일) 괴벨스식 선동사회로 가고 있는 것에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3.1절을 앞두고 이은재 의원이 일본말인 겐세이를 사용했다고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다"며 "내가 (지난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총리에게 가볍게 목례한 것을 두고 친일파라고 비난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혼밥외교'를 놔두고) 대일 굴욕외교를 했다고 비난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나는 일제강점기에 징용에 끌려갔던 아버지를 둔 사람이다. 그것을 일본 정부에게도 당당하게 말하고 회담했다"며 "영어, 일어, 독일어, 중국어를 혼용하는 시대가 돼 버렸는데 유독 일본어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정서법'만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최근 널리 사용하는 미투(#Me too) 운동도 '나도 당했다'고 고쳐서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은 뒤 "본질은 제쳐놓고 지엽말단적인 말꼬리만 잡아서 막말 운운하는 건 본질을 흐리기 위한 술책"이라고 규정했다.

홍 대표는 "가장 최근의 희대의 막말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라는 사람이 한 '한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나가라고 한다면 나가야 한다'는 그 말이 가장 악질적인 막말"이라고 밝혔다. 이어 "4년도 남지 않은 문 정권이 나라의 백년 안보를 함부로 하겠다는 그 말이 5000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막말이 아니고 무엇이라는 말인가"라며 "그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이 의원의 말만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같은날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 역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겐세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전례를 들어 '측면 지원'을 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겐세이와 같은 발언들 무척 부적절하다"며 "근데 알고 보니 박범계 민주당 의원께서도 상임위에서 겐세이라는 말을 쓰셨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 속기록 사진을 첨부하면서 "기록에 의하면 2012년 10월 18일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검찰청을 상대로 질의할 때 이런 실수를 했다"고 꼬집었다.

속기록에 따르면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당시 "오늘 새누리당 간사이신 권성동 위원(현 법사위원장)께서 전해철 위원의 질의 중에 피식피식 웃거나 뭐라고 소위 '겐세이'를 놓는 그런 말씀을 여러 차례 하는 것을 제가 봤다"고 다른 당 법사위원의 태도를 문제삼는 발언을 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마치 보수정치인들만 했던 실수인 양 옛날 영상을 틀어대는데, 친일 이미지를 덮어씌우려는 의도는 알겠으나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으면 되고, 사과할 때는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범계 의원님, 이게 사실이었다면 사과하셔야 할 것 같다"고 요구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상단 왼쪽)이 1일 이른바 '이은재 겐세이' 프레임 관련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상단 오른쪽) 역시 국회 법세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겐세이'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하단) 지적했다.(사진=연합뉴스, 국회방송,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등)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상단 왼쪽)이 1일 이른바 '이은재 겐세이' 프레임 관련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상단 오른쪽) 역시 국회 법세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겐세이'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하단) 지적했다.(사진=연합뉴스, 국회방송,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등)

이에 박 수석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하하, 장제원 수석이 어떻게 찾아내셨나요?"라면서도 "제가 발언한 겐세이는 그 앞에 '소위'를 붙이고 권성동 의원의 자세를 지적한 것"이라며 "반면 이은재 의원은 데시벨을 높여 '깽판' 발언 뒤에 점잖게 말리는 유성엽 위원장을 향해 겐세이를 말했으니…. 이건 격이 다르지 않나요?"라고 반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삼일절"이라며 "어찌 됐든 겐세이 발언은 저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겐세이' 파문의 화근은 김상곤 부총리의 계속된 강남 대치동 다주택 보유 관련 불분명한 해명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7일 이 의원은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김 부총리에게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집값 상승의 혜택을 본다는데 자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김 부총리도 대치동에 거주하지도 않는 아파트를 갖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가 "팔아달라고 부동산에 내놓은 지 좀 됐다"고 하자 이 의원은 "거짓말하지 마시라. 부동산에 제가 어제도 다녀왔는데 매물이 없어 난리다"라고 추궁했다. 김 부총리가 시세대로 집을 내놨다면, '매물이 없어 난리'라는 언급은 사실인 것으로 일부 언론이 지역 부동산 업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제가 왜 제 문제에 거짓말을 하겠나"라며 "의원님이 저희 집을 좀 팔아달라"고 기싸움을 걸었고, 이 의원은 '집을 좀 팔아달라'는 말이 김 부총리 스스로 '집을 내놨다'는 언급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가 해당 발언에는 사과했지만, 이 의원은 분을 삭이지 않고 "내가 부동산 업자냐.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어디서 해 먹던 버릇이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민주평화당 소속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집이 안 팔린 게) 김 부총리를 탓할 일은 아니다"며 "질의를 좀 순화해 달라"고 하자, 이 의원은 "왜 자꾸 깽판을 놓는가", "중간에서 지금 겐세이 놓는 것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유 위원장은 "'겐세이'는 예전에 당구장 다닐 때 말고는 처음 들어봤다"며 "게다가 일본어다. 3·1절을 앞두고 공개석상에서 위원장에게 하기에는 대단히 불경스럽고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이 의원은 "질의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말씀을 드린 것은 사과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과거 위원장을 향한 "사퇴하세요" 고성 반발 등 '돌출행동' 전례가 있는 이 의원의 행보를 두고 좌파성향 언론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조롱성 보도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은재 겐세이' 관련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조롱성 언론 보도들.
'이은재 겐세이' 관련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조롱성 언론 보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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