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 8대 공개질의後 반응 폭발적, '숨은 분노한 국민' 엄청나게 많다"
"8대 질의 유튜브 시청자 140만 넘어...야당이 분노 담아내면, 대한민국 하루아침에 사그라들진 않을 것"
"전문가들이 (선거개입 등) '진실 밝혀라' 추궁하고 국민들이 쏟아져 나오면 靑도 어쩔 수 없이 반응할 것"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불난 집'같아...불온 국민이 끄는 데 전념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흔들지 못하게 해야"
전임 국정운영자로서 '해방 이후 리더십 평가' 묻자 "이승만 대통령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건국"부터 언급도

정홍원 전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가 2월12일 오전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이 진행한 '초대석' 생방송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펜앤드마이크TV 캡처) 

최근 전임 국무총리로서는 이례적으로 현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을 반(反)헌법적이라고 비판하며 '8대 공개질의'를 하고 나선 정홍원 전 총리가 12일 "제가 (8대 질의를) 발표하고 난 뒤 반응을 보면서, 숨어있는 분노한 국민들이 엄청나게 많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홍원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과의 1대 1 대담 초대석에서 "제가 이틀 전(10일) 듣기로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 (8대 공개질의를) 본 시청 인구가 140만명에 이르고, 개인적으로 저에게 전화나 문자를 통해 온 반응을 보면 정말 상상 이상으로 폭발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발표한 8대 공개질의를 당초 약 1년 전부터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을 '기록'하는 의미로 준비했으며, 약 6개월 전부터는 직접 규탄에 나서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초 지난해 10월 무렵에는 A4용지 15장 분량 정도로 완성됐던 것이 문재인 정권이 실정을 거듭할 때마다 늘어 최종적으로 21장으로까지 불었다고 했다. 현 상황에서도 "발표할 때 '또 많이 빠졌구나' 생각이 날 정도이니 참으로 걱정스럽고 한심스럽다"고 할 만큼 정 전 총리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평가는 '최악'이다.

정 전 총리가 문 대통령에 대한 공개 규탄 및 질의에 나섰지만 최근까지도 정권 핵심부에서는 일말의 반응도 없었다고 한다. 

정 전 총리는 "대학교수나 변호사 단체 등에서 자꾸 추궁하고 (대통령의) 진심을 밝히라고 했듯 우리 국민들이 깨어나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게 되면 그땐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도) 반응을 보이지 않겠나"라며 "정부가 잘못했을 때 국민이 회초리를 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심판이 이뤄지면 반응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는 상황으로 가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홍원 전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왼쪽)가 2월12일 오전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서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이 진행한 '초대석' 생방송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펜앤드마이크TV 캡처) 

정 전 총리는 과거 행정부 2인자로서 국정 전반을 맡았던 경험을 배경으로 '총리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민심을 충실히 전달하고 대통령은 경청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전임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을 함께 했을 때에 대해 "대통령과 총리 사이 이견이 있는 것같은 모습이 보이면 국정이 제대로 안 돌아간다. 그래서 노출은 잘 안 시켰지만 뒤에서 제가 참 많은 얘기를 대통령께 드렸다'며 "합리적인 경우는 박 전 대통령이 많이 반영도 했다. 예를 들면 '장관들에게 인사권을 주십시오', 라고 얘기하니까 인사권 위임을 했다. '인사제도에 대해서 개선을 해서 인사검증을 잘 하도록 하십시오', 라고 하니 인사수석을 만드는 일을 했다. 또 '장관들하고 소통을 좀 강화하십시오', 하니까 한때 장관들을 불러 토론하는 자리도 갖고 그렇게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다만 문재인 정권의 대통령과 총리 및 국무위원들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등을 거론하며 "생색내기는 청와대에서 하고, 허드렛일이나 책임질 일이 있으면 내각으로 돌리는 느낌이 강하다"면서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지금 대통령이 충분히 국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제가 전반적으로 지적했지만 대통령이 솔직하게 답을 안 하니까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말 궁금할 때가 많다"고 미심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 "어떤 부분은 의도적으로 엉뚱한 길을 가는 게 아닌가"라며 경제원리에 역행하는 '소득주도성장' 고집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날 정 전 총리는 '국정 운영을 해 본 입장에서 해방 이후 지도자들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어떤 분이 가장 높은가'라는 질문에는 "공과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로 세웠다는 점에서 존경받아야 한다"고 이승만 초대대통령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뒤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경제가 6.6배 성장을 했는데 우리는 350배 성장을 했다. 세계경제 성장 속도의 50배 빠른 성장을 해서, 미국의 어떤 기자는 '대한민국은 로켓처럼 치솟았다'고 얘기한다. 이런 추앙을 받는 나라가 됐다. 외교무대로 나가서 미국 원수들이나 총리 등을 상대해 보면 대한민국에 대한 경외감이 대단하다"고 경제-국격 발전의 공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정에 대해서도 "'내가 대통령이 돼보니 그게(무조건적 반미가 옳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데에서 상당히 존경심을 갖고 있다. 당시 미국과 FTA도 했고, 제주 해군기지도 했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달라'는 요청에는 "적어도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고뇌가 있어야 하고, 이 나라에 뭔가 벽돌을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과 의지를 가져야한다고 보는데, 정말 이 정부는 벽돌을 허무는 일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으로 답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수도 없이 자칭했던 '촛불정부' 표현 관련 "'나는 헌법에 의해서 당당하게 된 대통령이다' 이게 자연스러운데 왜 꼭 촛불을 내세우는지, 그 촛불을 내세우는 건 촛불이 헌법의 상위개념이라는 생각에서 (나오는 행동같다)"라며 "그리고 상위개념이니까 헌법을 유린해도 된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닌가 강한 의심을 갖게 된다"고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전 총리는 이에 따라 "이번 선거를 중시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면 (문재인 정권이) 정신을 좀 차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나라의 명운이 걸린 4월을 심각한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발표 후 저한테 돌아온 반응들을 보면 정말 숨어서 분노하고 있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고 상기시키며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당에서 그런 국민의 분노를 담아내는 노력을 하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가. 오늘의 경제대국을 만들고 민주화도 이룩한 나라이다. 이 저력이 일조일석에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정치권 일부 다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권력구조 개편 헌법 개정,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내각제 개헌세력의 정변' 의혹 논쟁 등에 대해선 "지금 우리나라 상황을 불난 집에 비유하고 싶다. 집에 불이나면 우선 불을 끄는데 전념을 해야지 지금 불이 나있는데 왜 불이 났느냐 누가 더 잘못해서 불이 났느냐 이런 시비를 걸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우선은 온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불을 꺼서 바로 세워놓고, 그래서 다시는 가장 중요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흔들지 못하도록 확고히 해놓고 그 다음 다른 얘기는 그때가서 논해보자는 생각"이라고 거리를 뒀다. 

자유한국당의 제21대 총선 공천 관리에 관해서는 "제일 중요한 건 지금 대한민국 제일 시급한 건 무엇이냐, 이런 때에 어떤 인재가 필요하냐, 대한민국 국민 요구하는 게 무엇이냐"라며 "사심없이, 아는 사람 친한 사람 꽂으려 하지말고 정말 모든 걸 백지에서 다 내려놓고 사심없이 하면 결국은 국민의 좋은 반응이 따르더라 하는 제 (새누리당 제19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역임 당시 승리) 경험을 살려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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